|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모닝·스파크 등 국내 대표 경차 판매가 매년 두 자릿수 감소하고 있습니다. 기아차 ‘모닝’은 작년 한해동안 5만9397대 팔리며 전년(7만1917대)보다 17.4% 덜 팔렸습니다. 한국GM ‘스파크’ 역시 3만9868대로 4만7244대를 팔았던 작년보다 15.6% 줄었습니다.
물론 잘 나간 적도 있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2년 당시 내수 판매된 승용차 중 17.3%까지 치솟았습니다. 정부가 제공하는 혜택도 여전합니다. 취·등록세 면제에다 종합보험료도 10% 할인, 고속도로 통행료·공영주차장도 50% 할인됩니다. 각종 혜택에도 불구하고 경차 비중은 작년 한 자릿 수(9.8%)로 줄었습니다. 인기가 시들해진 요인은 뭘까요.
우선 SUV로 옮겨 간 유행입니다. 경차 판매가 줄어든 만큼 SUV판매가 늘어났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에는 SUV가 총 51만9886대가 팔렸습니다. 전년보다 12.7% 늘어난 수치입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 관심이 SUV로 몰려있으니 업계도 움직임이 없다”며 “세제혜택은 그대로인데 판촉·마케팅 경쟁도 줄어들고 더욱 메리트가 감소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처럼 볕들날 없던 경차에 최근 관심을 쏠렸습니다. 현대자동차(005380)가 ‘광주형 일자리’ 사업 참여를 계기로 경형SUV, 다시말해 소형SUV와 경차 중간 크기의 SUV를 생산할 계획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현대차는 현재의 고임금 구조에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경차를 포기해왔습니다. 그러나 광주형 일자리 도입으로 ‘반값 연봉’을 실현한다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습니다.
문제는 경형SUV가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할 지 여부입니다. 현대차 측은 “단순한 경차가 아닌 경형SUV로 승부할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이미 소형SUV가 잠식한 시장에서 또다른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광주형 일자리가 경차 부활의 신호탄이 될지 여부에 다시 관심이 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