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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넘게 우리 불교문화를 계승해온 전국 7개 사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올랐다. 세계가 인정한 1080번째 유산이다. 외형적 가치 뿐만 아니라 첩첩산중에 둘러싸여 조용히 불심을 닦아오던 스님의 수행과 생활, 교육체계 등 무형가치도 높게 평가됐다. 산사가 세계유산에 등재하자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통도사(경남 양산), 부석사(경북 영주), 봉정사(경북 안동), 법주사(충북 보은), 마곡사(충남 공주), 선암사(전남 순천), 대흥사(전남 해남) 등 7개 사찰이 방문객을 맞기 위해 분주해진 이유다.
6100만 파운드(한화 약 908억 원). 28개의 세계유산을 보유한 영국이 환산한 유산의 경제적 가치다.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 국내외 관광산업의 발달로 지역경제 발전은 물론 세계유산기금으로부터 기술적, 재정적 원조를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은 유산 보존을 위해 세계유산위원회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기보다 ‘세계유산’이라는 명예만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지역 및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고취 및 유산 보호를 위한 책임감 증가로 정부와 대중의 지원과 참여를 확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40%의 관광객 증가 효과를 봤다. 유적지구를 통합관리하는 백제세계유산센터에 따르면 등재 전 146만여 명이 다녀갔는데 세계유산에 오른 후 59만여 명이 늘어난 206만 명의 관람객이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찾았다. 특히 외국인 관람객은 등재 전 1만 3000여 명이 방문했으나 1년 만에 2.5배 늘어난 3만 5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2007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한 제주는 관광객이 이전보다 두 배 늘었다. 8년간 발생한 직간접적인 경제효과가 10조 원에 달했다는 제주세계유산본부의 발표가 있었다.
이번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산사의 경우 7곳이 경상남북도와 충청남북도, 전라남도 등 각기 떨어져 있다는 지리적인 위치 교통 불편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또 대중교통이 취약해 관광객이 쉽게 찾기 어렵다.
또 늘어난 관광객으로부터 사찰의 신앙과 신행이 보호받기를 바라는 유네스코의 권고를 받아들여 사찰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그 가치가 손상되지 않는 범위에서 보존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한국 불교문화의 전통성을 지키면서 세계유산인 산사를 세계인이 모두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을 합리적으로 찾겠다고 알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우리 문화재가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것은 해당 유산이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유산임을 전세계에 알리는 것”이라며 “단순한 경제효과보다 유수한 역사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우리 국민이 갖게 된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