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山寺’, 경제효과는?

세계유산 지정에 손님 맞이 준비하는 산사
백제유산은 유네스코 지정에 관람객 40% 증가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효과 기대… 교통 불편 등은 한계
"국민 자부심 고취는 경제로 환산 어려운 '무한가치'"
  • 등록 2018-07-13 오전 8:08:16

    수정 2018-07-13 오전 8:25:08

부석사(사진=문화재청)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세계유산 등재는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무한한 가치.”

천 년 넘게 우리 불교문화를 계승해온 전국 7개 사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올랐다. 세계가 인정한 1080번째 유산이다. 외형적 가치 뿐만 아니라 첩첩산중에 둘러싸여 조용히 불심을 닦아오던 스님의 수행과 생활, 교육체계 등 무형가치도 높게 평가됐다. 산사가 세계유산에 등재하자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통도사(경남 양산), 부석사(경북 영주), 봉정사(경북 안동), 법주사(충북 보은), 마곡사(충남 공주), 선암사(전남 순천), 대흥사(전남 해남) 등 7개 사찰이 방문객을 맞기 위해 분주해진 이유다.

6100만 파운드(한화 약 908억 원). 28개의 세계유산을 보유한 영국이 환산한 유산의 경제적 가치다.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 국내외 관광산업의 발달로 지역경제 발전은 물론 세계유산기금으로부터 기술적, 재정적 원조를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은 유산 보존을 위해 세계유산위원회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기보다 ‘세계유산’이라는 명예만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지역 및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고취 및 유산 보호를 위한 책임감 증가로 정부와 대중의 지원과 참여를 확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40%의 관광객 증가 효과를 봤다. 유적지구를 통합관리하는 백제세계유산센터에 따르면 등재 전 146만여 명이 다녀갔는데 세계유산에 오른 후 59만여 명이 늘어난 206만 명의 관람객이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찾았다. 특히 외국인 관람객은 등재 전 1만 3000여 명이 방문했으나 1년 만에 2.5배 늘어난 3만 5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충남연구원은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후 조사한 지역경제 파급효과 분석에서 관광객이 30% 늘어날 경우 유적지가 있는 공주와 부여 지역에서만 430억 원의 생산유발이 있을 것으로 봤으며 196억 원의 부가가치 증가와 792명의 고용증가 효과를 예상했다. 전국적으로는 664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96억 원에 이를 것이라 보고했다.

2007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한 제주는 관광객이 이전보다 두 배 늘었다. 8년간 발생한 직간접적인 경제효과가 10조 원에 달했다는 제주세계유산본부의 발표가 있었다.

이번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산사의 경우 7곳이 경상남북도와 충청남북도, 전라남도 등 각기 떨어져 있다는 지리적인 위치 교통 불편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또 대중교통이 취약해 관광객이 쉽게 찾기 어렵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산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발맞춰 산사통합관리단을 출범해 해당사찰, 지자체와 협력해 운영할 계획이다. 사찰 내 관광객을 위한 시설 등을 점검하고 홍보 활동으로 세계유산으로서 산사의 가치를 유지할 것이라 밝혔다.

또 늘어난 관광객으로부터 사찰의 신앙과 신행이 보호받기를 바라는 유네스코의 권고를 받아들여 사찰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그 가치가 손상되지 않는 범위에서 보존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한국 불교문화의 전통성을 지키면서 세계유산인 산사를 세계인이 모두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을 합리적으로 찾겠다고 알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우리 문화재가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것은 해당 유산이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유산임을 전세계에 알리는 것”이라며 “단순한 경제효과보다 유수한 역사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우리 국민이 갖게 된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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