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투자액이 지난해보다 27% 늘어난 854억달러(약 96조5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삼성전자(005930)가 최대 220억달러(약 24조8600억원)를 쏟아 부으며 미국 인텔 등을 제치고 가장 많이 투자한 업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올해 반도체 투자액을 당초 7조원에서 9조6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SK하이닉스가 이전까지 투자한 최대 금액은 2015년 6조6500억원이었다. 올해는 이보다 45%나 많이 투자키로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과거 수년 동안 이어진 메모리반도체 ‘치킨게임’에서 미국 마이크론, 일본 엘피다, 대만 난야 등을 제치고 승자로 남으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국내 업체들이 ‘승자독식’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긴밀하게 협력해온 국내 반도체 장비기업들 사이에서 올해 전년보다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장비기업들은 증착장비와 세정장비, 열처리장비, 공장자동화장비 등 노광장비를 제외한 대부분 장비를 일찌감치 국산화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관련 제품을 활발히 납품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에스에프에이(056190)와 케이씨텍(029460), 주성엔지니어링(036930), 탑엔지니어링(065130), 로체시스템즈(071280), 테라세미콘(123100), 디이엔티(079810), 인베니아(079950), 유니테스트(086390), 피에스케이(031980) 등 장비기업들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크게 늘어나는 등 실적 호조를 보였다.
로체시스템즈(1571.2%)와 디이엔티(680.8%), 테라세미콘(443.3%), 유니테스트(266.0%), 케이씨텍(117.3%) 등 주요 장비기업들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이 대폭으로 증가했다. 이 중 로체시스템즈는 지난해 163억원에 불과했던 상반기 매출액이 올해 2724억원으로 ‘퀀텀점프’ 하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업계 주도적인 입지를 이어가기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 장비기업들이 향후 2∼3년 동안 안정적인 먹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뿐 아니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역시 국내와 중국 등지에서 증설 투자가 활발히 이어지면서 장비기업들이 이중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