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분쟁으로 비화, 카지노 게임기 사업서 무슨일이…

GKL-LG CNS, 80대 규모 게임기 공급 사업 협상 결렬
GKL "최신 카지노 게임기기 제안안해 결격"
LG CNS, 입찰중지 가처분 신청 "이상한 논리로 협상 결렬"
  • 등록 2014-06-29 오전 11:40:58

    수정 2014-06-29 오후 7:51:47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GKL(114090)(그랜드코리아레저)이 조달평가를 거쳐 시스템통합(SI)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LG CNS에게 돌연 협상 결렬을 통보해 논란이다. LG CNS는 GKL이 제안요청 사항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우선협상 결렬을 통보한 것에 불복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입찰절차중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GKL은 전국의 카지노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공기업으로 지난 2월 조달청을 통해 40억원 규모의 전자멀티테이블 게임기기 제조·구매 사업을 발주했다. 이 사업은 서울 힐튼점과 코엑스점에 라이브 룰렛 및 라이브 바카라 등 총 80대의 게임기기를 공급해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4월 말 진행된 조달평가에서 LG CNS가 최고점을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GKL은 LG CNS와 두 달여 동안 협상을 진행해오다 지난 23일 “LG CNS가 제안한 게임기기가 최신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제안요청사항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협상 결렬을 통보했다. GKL 담당자는 “LG CNS와의 협상과정에서 해당 제조사의 최신 제품이 개발 중인 사실을 인지했고 이 제품의 공급을 요구했지만 6개월의 추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아 검토 끝에 협상 결렬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번 입찰에 참가한 업체는 LG CNS 외에 KTCS, LIG시스템 등이었다. GKL에 따르면 LG CNS가 제안한 제품은 업그레이드를 지속해 오긴 했지만 2006년에 최초 개발된 장비다. 후순위 업체인 KTCS가 제안한 장비는 2012년, LIG시스템이 제안한 장비는 2013년에 개발된 타사 제품이었다.

GKL이 운영하는 카지노 세븐럭 서울 코엑스점 전경. 세븐럭 카지노 사진제공.
이에 대해 LG CNS 측은 “GKL이 협상과정에서 요구한 제품은 아직 출시 전인 기종인데다 제안요청서(RFP) 상의 요구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LG CNS가 제안한 기종은 23인치 크기의 제품이지만 GKL이 요구하는 제품은 예산 규모나 스팩을 넘어서는 32인치 프리미엄급의 출시 전인 기종이라는 주장이다.

LG CNS는 GKL이 요구하는 해당 제품이 아직 출시 전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슬로베니아에 있는 제조사로부터 확인서를 받아 GKL에 제출했다. 슬로베니아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해당 제품이 수출된 적이 없다는 공문과 게임기기 인증 당국으로부터 확보한 인증 미필 확인서도 함께 전달했다.

LG CNS 관계자는 “GKL 측이 요구한 게임기기는 공개만 돼 있는 시제품으로 7월 말까지 납품해야 한다는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서 “또다른 신제품이 나오면 기존 최신 제품은 구제품이 되기 때문에 요구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이상한 논리”라고 말했다.

한편 GKL은 후순위 업체의 제품이 벤치마크테스트(BMT) 평가일 당시 동작하지 않자 규정에도 없는 시간을 제공해 ‘봐주기’ 의혹을 샀다. 또한 평가표에서 국내외 설치 경험에 2점을 배정하고 국내 설치 경험이 없을 경우 0.5점을 감점하겠다고 하는 등의 조건을 내걸어 특정 업체를 위한 배점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후순위 업체 중 한 회사만 그동안 GKL의 카지노 사업장에 게임기기를 납품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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