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서울 한남동은 청담동처럼 너무 고급스럽기만 한 지역이 아니고, 성수동처럼 높은 객단가를 맞출 수 있을지 브랜드가 고민하는 지역도 아녀서 프리미엄부터 대중(mass)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들어올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그룹 임차자문팀장(이사)은 최근 서울 중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패션·뷰티 업계가 한남동에 주목하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그룹 임차자문팀장(이사). (사진=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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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이사는 “패션 브랜드의 한남동 매장 첫 테이프는 ‘꼼데가르송’이 끊었다”며 “이후 2021년 구찌 가옥이 문을 열면서 한남동은 고급스러우면서도 트렌디한 지역으로 각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인원 한남·유엔빌리지 등 고급 주택상권 배후와 어우러져 객단가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격대가 일정 수준 이상인 프리미엄·컨템포러리 브랜드는 한남동에 인접(neighboring)하려 한다”며 “최근 문을 연 무신사 스탠다드를 포함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르디 메크르디, 이미스, 새터, 포터리 등 신선한 이미지를 가지면서도 MZ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브랜드도 한남동을 요충지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 독특한 형태의 출점도 잇따르고 있다. 한남동에만 다수의 매장을 보유한 마르디 메르크디나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남 이사는 “하나의 브랜드가 한남동 상권에 다른 특색을 지닌 매장 여러 곳을 내면서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것도 한남동에서 처음 나타나는 형태”라고 강조했다.
지금 임대차 계약을 마치고 개점을 준비하는 브랜드는 프리미엄 브랜드부터 스포츠·캐주얼군의 대중 브랜드, 온라인에서 성장한 여성복 브랜드 등으로 분야가 다양하다고 남 이사는 귀띔했다.
그는 “글로벌 브랜드와도 지속적으로 한남동 입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한남~이태원 공실률(2024년 2분기 기준)은 10%로 전체 상권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요 상권인 이태원로 큰길가 상가 공실률은 ‘제로’(0)고, 이면 도로로도 더 많은 브랜드가 입점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권이 식음료(F&B)부터 시작해 개인 사업자 패션·잡화에서 기업이 전개하는 패션 브랜드, 제조·유통 일괄(SPA) 브랜드, 글로벌 브랜드, 명품까지 발달하게 되는데, 명품까지 품은 한남동 상권은 충분히 성숙했다는 게 남 이사의 판단이다. 그는 “과거 한남동은 이태원에서 파생된 상권으로 치부했지만 지금은 자체로 독특한 특성을 가진 상권이 됐을 뿐만 아니라 이면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당분간 꼼데가르송길에서 나인원 한남까지 이어지는 한남동 상권이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