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리스크` 덕 본 민주당 지지율, 이재명 때문에 주춤?[명절밥상 정치이야기]

尹, ‘北무인기 침범· 이란은 적’ 잇따른 논란
이재명, `사법 리스크` 정면대응에도
‘30% 늪’ 빠져 나오지 못하는 野 지지율
"‘사법 리스크’=블랙홀"…일각서 총선 우려
  • 등록 2023-01-23 오후 4:05:00

    수정 2023-01-23 오후 4:05:00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30% 늪’에 빠졌다. 윤석열 정부의 ‘北무인기 영공 침범· 이란은 적’ 발언 등 잇따른 외교·안보 논란에도 민주당의 지지율은 한 달 반 넘게 하락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당당히 맞서겠다”며 검찰에 출석까지했지만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석열 대통령(사진=연합뉴스)
李 정면돌파 결정에도 6주째 하락한 野 지지율

지난 12일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사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2주 전보다 1%포인트 떨어진 2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다섯째 주 34%를 기록한 이후 여섯째 주 연속 하락이다.

이번 결과는 이 대표가 지난 10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전후의 민심이 반영됐다. 이 대표의 ‘정면 돌파’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5%로 2주 전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양당 격차도 4%포인트에서 8%포인트로 벌어졌다.

민주당은 다른 조사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직전 조사 대비 2%포인트 하락한 32%를 기록했다. 지난 1월 둘째 주 민주당은 34%를 기록하며 국민의힘에 1%포인트 격차를 벌려 ‘반짝’ 역전을 이뤘지만, 지난해 11월 말 조사부터 추이를 살펴보면 두 달 가까이 하향 곡선을 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발표한 NBS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37%, 부정평가는 54%로 각각 나타났다. 직전 조사인 2주 전 조사보다 긍정평가는 3%포인트 오르고, 부정평가는 2%포인트 떨어졌다. 한국갤럽 조사는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긍정 평가는 36%, 부정 평가는 55%를 기록, 긍정 평가는 1% 포인트 올랐다.

23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소폭 내림세를 보였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6∼20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25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0.6%포인트 떨어진 38.7%로 집계됐다. 아랍에미리트(UAE)·다보스 포럼 순방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300억 달러 투자 유치 등 성과에도 ‘UAE의 적은 이란’ 발언 논란과 나경원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의 갈등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李, ‘사법 리스크’ 지속에 총선 걱정하는 野

민주당 일각에선 불만이 크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경제·외교·안보’ 분야에서 연이은 논란을 터뜨리며 대안 세력으로서 면모를 부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만 결국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이를 저지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계파색이 옅은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지지율 하락은 예견된 일이었다”며 “이 대표의 능력과 자질을 떠나서 ‘대장동 의혹’은 지난 대선부터 지금까지 떨쳐내지 못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실정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블랙홀이라 규정했다.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등을 비롯한 허위이력·대통령실 이전 문제부터 ‘바이든·날리면’ 표현 논란, MBC 전용기 탑승 배제, 일본과 북한 외교 대응 등을 언급한 그는 “윤석열 정부의 셀 수 없는 비판 포인트에도 야당의 공격은 먹히지 않는다. 심지어 제일 중요한 ‘민심’을 최고로 앞세워도 소용이 없다”며 “결국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블랙홀처럼 이를 빨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가올 총선을 걱정하는 의원들도 존재했다. 현재 이 대표의 체제 아래 ‘총선 선방’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생긴다는 것이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인물의 역량이 제일 중요하지만 당의 이미지도 선거에 큰 영향을 준다”며 “선거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이 체제에 문제를 느끼는 의원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 지도부는 여론조사가 유의미한 결과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 대부분의 민주당의 지지층이 여론조사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이에 일희일비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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