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공급 카운트다운 '3기 신도시'는 애물단지?

오는 4일 정부 서울 등 수도권 주택공급방안 발표
서울도심 내 신규공급에 초점
서울 공급 확대에 따라 3기 신도시 효과 반감될 수도
  • 등록 2020-08-04 오전 6:00:00

    수정 2020-08-04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결혼 4년 차에 접어드는 맞벌이 가장인 직장인 A씨는 최근 이사를 두고 고민이 많아졌다. 서울 노원구에 전세 신혼집을 마련 한 후 꾸준히 청약을 넣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서울·수도권 공급대책이란 변수가 생겨서다.

직장이 서울 송파구 잠실인 A씨는 서울에 내집마련을 포기하고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하남교산 신도시 청약을 염두에 두고 경기도권으로 이사를 고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7·10 대책 이후 정부가 다시 서울과 수도권에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인서울 내집 마련’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
정부가 오는 4일 주택공급확대TF를 통해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주택공급을 예고하면서 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3기 신도시’가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기 신도시는 지난 2018년 12월과 지난해 5월 두 차례 나눠 발표한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주택공급대책이다. 신규택지가 부족한 서울 대신 서울과 맞닿아있는 하남교산을 비롯해 고양창릉, 남양주왕숙, 인천계양, 부천대장 등에 택지를 공급해 수도권 30만호 신규공급의 절반 이상을 채우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정부는 3기 신도시 조성을 위해 각종 인허가를 최대한 앞당기고 사전청약을 도입하기로 했다. 사전청약 당첨자는 본 청약까지 청약자격을 유지하면 100% 당첨되는 만큼 공급에 대한 확실한 신호를 주겠다는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5·6 대책 이후에도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 급등 현상을 잡히지 않았고 서울에 신규주택공급을 요구하는 여론이 계속 들끓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직접 “발굴하라”는 지시와 함께 결국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팀장으로 하는 주택공급확대TF가 꾸려졌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공급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재 주택공급확대TF가 내놓을 공급안으로는 태릉골프장 개발과 용산정비창 내 공공주택 물량 확대 및 공공재개발 시 용적률 상향, 영구임대아파트 재건축 등 서울에 신규주택 공급을 최대로 늘이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최소 5만 가구 이상 신규 주택공급을 예상하고 있다.

3기 신도시 계획에 참여했던 도시계획 전문가는 “3기 신도시는 서울로 집중되는 주택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내 공급확대는 3기 신도시에 대한 수요와 기대를 낮출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3기 신도시 역시 용적률을 높여 기존의 공급규모를 더 늘리는 방안도 유력시 되고 있어 저밀도 개발을 공언했던 3기 신도시의 장점 또한 희석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3기 신도시는 서울과 접근성 자체가 기존의 1기, 2기 신도시보다 탁월하다”며 “무엇보다 3기 신도시의 분양가가 입지에 비해서 낮을 예정인데다가 3기 신도시마다 자족형 도시로 추진되고 있는 만큼 서울 주택공급과는 별개로 3기 신도시의 청약열기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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