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K바이오] 메디톡스, '보톡스' 취소로 영업적자 전망

한투 "메디톡스, 올 한해 106억원 영업적자"
  • 등록 2020-06-21 오전 11:00:00

    수정 2020-06-21 오전 11:00:0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과거 일부 무허가 원료를 사용한 혐의를 받는 메디톡스(086900)가 주력 보톡스 제품 ‘메디톡신’ 취소처분을 맞으면서 실적 하향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00억원의 국내 보톡스 시장도 2위 제품이 퇴출 위기를 맞으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날 조짐이다.

24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메디톡스가 올 한해 106억원의 영업적자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기간 매출액도 전년 대비 28% 감소한 14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기순손익 역시 7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260억원, 매출 2060억원, 순이익 27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당장 2분기 메디톡스 실적이 당기순이익은 20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80.5% 급감하고 매출액도 400억원으로 28.2%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0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105% 쪼그라들 것으로 봤다.

이 실적은 식약처를 상대로 한 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메디톡스가 패소한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승소할 경우 실적 추정치 상향은 가능하다. 메디톡스는 18일 저녁 대전지방법원에 식약처의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 실적 전망이 크게 하향된 것은 메디톡신이 메디톡스 매출의 42%를 차지하는 ‘효자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품목허가가 취소된 메디톡신 3개 품목의 지난해 국내 및 해외 매출액은 869억원으로 회사 연간 매출액(2060억원)의 42%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 부분이 453억원(52%)으로 국내 매출(416억원, 48%)보다 크다. 전체 매출에 견주면 22%수준이다. 품목허가 취소 효력은 국내 제품에만 미친다. 다만 회사 및 제품에 대한 신뢰 하락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해외 매출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메디톡스는 매출 공백을 차세대 보톡스 제품인 ‘이노톡스’(액상형)와 ‘코어톡스’(분말형)로 빠르게 메워 나간다는 전략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실적 관건은 메디톡신 200단위, 이노톡스, 코어톡스로 허가취소된 품목의 매출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느냐”라며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도를 회복시키고 미국, 중국 등 해외 주요시장에서 판매허가 획득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톡신의 품목 허가 취소로 1500억원 규모의 국내 보톡스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메디톡신은 국내 보톡스 시장 2위 제품이다. 국내 보톡스 시장은 지난해 기준 휴젤(보툴렉스)이 613억원으로 점유율 42%로 1위다. 이어 메디톡스가 544억원으로 점유율 37% 수준이다. 그외 대웅제약, 휴온스, 앨러간 등이 모두 합해 300억원 가량의 보톡스 매출을 올렸다.

일단 시장 1위 휴젤이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이다. 휴젤은 메디톡스 품목허가가 취소된 날 주가가 6% 넘게 급등한 뒤 이틀 연속 상승해 시장에서 기대감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달 초 보톡스 제품인 ‘원더톡스’를 선보인 종근당 행보도 주목된다. 종근당은 휴젤 보톡스 상품인 보툴렉스를 작년 말까지 팔아와 시장 침투력이 적지 않다는 전망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출시 한달 정도밖에 안 돼 아직 실적을 숫자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판매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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