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16년 만에 평양에서 공연하게 된 우리 예술단이 “‘봄이 온다’는 제목처럼 이번 공연으로 남과 북에 따뜻한 평화가 오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하며 평양으로 출발했다.
예술단 단장을 맡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과 음악감독을 맡은 가수 겸 작곡가 윤상, 11팀의 가수 및 아티스트들은 31일 오전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3층 대합실에서 평양 출발 전 대국민 인사를 통해 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윤상 감독은 “대중음악인의 한 사람으로 이번 공연의 음악감독 역할은 큰 영광이면서 동시에 설명하기 힘들 만큼의 무게감도 느끼고 있다”며 “가요계의 전설이라고 할 훌륭한 선배님부터 현재 새롭게 전성기를 쓰고 있는 후배들까지 대중음악의 별들이 한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위대한 탄생(조용필의 밴드)과 삼지연관현악단의 협연을 위한 편곡을 준비하면서 동료 작곡가와 함께 아이처럼 두근거림과 설렘을 서로 감출 수 없는 경험을 했다”며 “상상만 했던 소리가 평양에서 상상한대로 울려퍼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윤상 감독은 “지금 이 공연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면서 “참가 아티스트들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봄이 온다’는 공연 제목처럼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함께할 수 있는 염원을 담아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처음으로 K팝 공연을 하게 된 걸그룹 레드벨벳은 “뜻깊은 자리에 멋진 선배님들과 공연을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라며 “막내니까 밝은 에너지를 북측까지 전달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윤상 감독은 레드벨벳 멤버 조이가 불참한 것에 대해 “섭외 때부터 어려움이 있었고 아쉽게 공연에 완전체로는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며 “레드벨벳 멤버 전원이 한 마음으로 뜻을 같이 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오랜만에 북한 공연을 가게 된 가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13년 전 평양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졌던 조용필은 “여기서 공연하듯 북에 가서도 즐겁고 편안하게 공연하며 우리들의 음악을 보여주고 오겠다”고 말했다. 16년 만에 평양에서 공연하는 YB의 윤도현은 “16년 전처럼 이번에도 감동적인 공연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 진행은 지난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에 깜짝 출연했던 가수 서현이 맡았다. 서현은 “삼지연관현악단과 헤어질 때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는데 약속을 지킬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며 “이번 평양 공연으로 남과 북 사이에 따뜻한 봄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시작된 남북 교류협력이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을 계기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문화·체육 분야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 남북간 상호존중과 화해의 물꼬를 터나가도록 주무부처 장관이자 방북예술단 단장으로서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연 정식 명칭은 ‘남북 평화 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이며 공연 주제를 담은 소제목은 ‘봄이 온다’다. 우리 가수들의 평양 공연은 2005년 조용필의 평양 단독 콘서트 이후 13년 만이다. 예술단 공연으로는 2002년 9월 ‘MBC 평양 특별공연’ 이후 16년 만이다.
공연은 4월 1일 오후 5시(평양시간·우리시간 오후 5시30분) 동평양대극장에서 우리 측 단독공연으로 2시간가량 진행된다. 이어 4월 3일 오후 4시(평양시간·우리시간 오후 4시30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합동 공연으로 2시간 동안 진행할 예정이다. 태권도 시범단 공연은 4월 1일 평양 태권도 전당에서 우리 측 태권도 시범단 단독 공연으로 진행한 뒤 4월 2일 평양 대극장에서 남북 합동 공연을 열 계획이다.
공연실황은 남북이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녹화 방송할 예정이다. 장비는 조선중앙 TV가 제공하고 기술과 촬영, 편집은 MBC가 맡는다. 구체적인 방송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예술단은 4월 3일 공연을 마친 뒤 당일 밤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