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춘절로 본 소비패턴 변화…실질 소비력은 ‘견조’

한투 “소득 수준 향상, 서비스 등 무형소비 증가”
“소매판매 상승 둔화와 괴리…수혜기업 찾아야”
  • 등록 2018-02-23 오전 8:35:52

    수정 2018-02-23 오전 8:35:52

중국 소매판매(왼쪽)와 온라인 매출 증가율 추이.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춘절 연휴가 지났다. 중국인들의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기간인 만큼 소비 증가율과 패턴 변화에 대한 관심도 높다. 올해 춘절은 상품 판매보다는 박스오피스 신기록 경신 등 2차 소비 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무형 소비를 집계하지 않는 특성상 소매판매 증가율은 둔화될 수 있지만 소비 패턴 변화를 감안할 때 실제 소비력은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매년 춘절 연휴기간의 소비 패턴의 변화는 중국인 소비 행태의 변화를 가늠할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과거에는 어떤 상품들이 많이 팔렸고 판매 증가율이 얼마였는지 여부가 중요했지만 올해 현지 언론에서 가장 주목 받는 것은 박스오피스 신기록 경신, 하이난 여행 티켓 10배 급증 등”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춘절기간(15~22일) 중국 박스오피스는 54억4000만위안(약 929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2%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는 “중국인 소득 수준 향상과 레저 소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국산 영화 제작능력 제고로 양질의 영화가 개봉되기 시작했다”며 “올해 중국 박스오피스는 전년대비 약 25~34% 증가한 700억~745억위안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유궈제(旅游??, 여행하면서 명절을 보낸다) 트렌드도 점차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여유국에 따르면 올해 춘절기간 전국 여행객수는 3억8500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했다. ‘중국판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 방문객수는 약 113만명으로 추산됐다. 해외여행자수는 650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6% 증가에 그쳤지만 하와이, 멕시코 등 장거리 여행이 늘었고 체험형 소비와 맞춤형 해외여행 패키지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춘절에 열리는 훙바오(?包, 세뱃돈) 이벤트에서는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침투율이 더욱 상승했다. 텐센트는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쳇을 활용해 온·오프라인 모바일 결제 확대를 유도했다. 알리바바는 인파징지(????, 실버경제) 유치에 힘을 기울였다.

패션 디자이너를 찾아 맞춤형 패션을 제작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그는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 맞춤형 제품을 선호하는 성향이 뚜렷해졌다”며 “중국 시장 규모가 2016년 1022억위안(17조4000억원)에서 2020년 2000억위안(34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춘절을 살펴봤을 때 중국 소비시장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2010년 이후 꾸준히 둔화세다. 이는 통계국에서 집계하는 소매판매 지표가 유형 상품 매출만 집계하고 서비스 등 무형 소비는 집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최 연구원은 “올해도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추가 둔화되겠지만 이는 중국인들의 실질 소비력의 둔화를 완전히 뜻하지 않는다”라며 “프리미엄 상품과 서비스 소비를 제공하는 호텔, 항공, 면세점, 레저, 인터넷, 교육 업조의 기업들이 소비 업그레이드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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