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65회 생일 “모처럼 통 크게”

한달치 식량 한꺼번에 배급… 10년來 최고의 명절 분위기
  • 등록 2007-02-16 오전 8:50:58

    수정 2007-02-16 오전 8:50:58

[조선일보 제공]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5회 생일을 하루 앞둔 2007년 2월 15일의 북한은 “최근 10년래에 볼 수 없었던 명절 분위기”(최근 신의주를 방문한 한 무역업자)라고 한다.

북한은 김 위원장 생일(16일)과 설(18일)이 겹치는 이번 주말을 전후해 5일간의 연휴를 선포했다. 예년의 경우는 김 위원장 생일과 설에 각각 이틀씩 쉬도록 하고 있다.

북·중 국경지역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달 초 각 기관과 기업소 등에 지시해 한 달분의 식량을 모든 주민에게 한꺼번에 공급하도록 했다. 5일간의 연휴용으로는 가구별로 식용유 500g, 설탕 1㎏, 계란 5개, 술 1병 등 할당량까지 정확하게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물자를 구하기 위해 중국 단둥(丹東)에 나왔던 북한 인사는 “당에서 장군님(김정일) 탄신일 물자공급에 총력을 다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북한은 ‘명절 5일’ 동안 각 가정에 24시간 전기 공급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금까지 시간제로 전기 공급을 해 왔다.


평양 시내 중심가인 광복거리와 통일거리에는 근래에 없던 초대형 모자이크 작업이 진행 중인 사실도 정보 당국에 입수됐다.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평양 시민 2만여 명이 동원돼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1일 묘향산의 바위 위에 ‘선군 영장 김정일 장군’이라는 칭송 글귀가 새겨졌다고 보도했다.

북한 관련 소식통은 “현재 북한은 이번 김정일 65회 생일을 북한 역사상 가장 안정된 시기였던 김일성 65회 생일(77년 4월 15일)을 모방해 치르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77년 당시 김일성 주석은 각 가정에 모포·탁상(테이블)을 공급했고 청소년과 학생들에게 교복과 사탕과자 세트를 처음 주기 시작했다. 한 탈북자는 “그 해는 북한 사람들이 기억하는 ‘가장 행복한 시절’이다”라고 했다.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북한의 어린이와 학생들이 사탕과 교복 선물을 받아 즐거워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에서는 최근 ‘미국과의 마지막 결전(핵싸움)에서 빛나는 승리를 이룩한 장군님(김정일)’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작년 10월 핵실험 후 미국과의 협상 국면을 이렇게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이제 핵무기도 갖고 그것을 통해 배불리 먹을 수도 있게 됐다는 식의 선전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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