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호, 20년만에 AG 금사냥 가능한가

이란전에서 청사진 보여주지 못한 베어벡호 위기 맞아
  • 등록 2006-11-16 오전 11:59:00

    수정 2006-11-16 오전 11:59:00

[노컷뉴스 제공] 예견된 패배라 입을 모으지만 '패배'를 다짐하고 경기에 나서는 감독과 선수는 없는 법이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5일 열린 이란과의 2007 아시안컵 2차예선 최종전 원정경기에서 0-2로 완패했다. 해외파를 제외하고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기는 했지만 이것으로 패배의 면죄부를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베어벡호에게 이번 경기에 대한 난관은 분명히 있었다. 원정경기를 위해 출발하는 당일에 되어서야 원정 엔트리를 확정지었을만큼 베어벡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었다. 압신 고트비 코치가 이란으로 입국 금지 처분을 당하며 코사 GK 코치와 단둘이 벤치를 지켜야 했다. 오는 19일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출전할 수원 삼성과 성남 일화의 선수들을 논란끝에 차출해 갔다는 압박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20년만에 금메달을 노린다는 축구대표팀이 대회 개막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여전히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은 베어벡 감독에게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패하더라도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 대한 청사진을 보기 원했던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지난 6월 28일 처음 한국의 사령탑을 맡은 베어벡 감독이 지금까지 받아든 성적표는 2승2무2패.(14일 한일간 올림픽대표팀 친선전 제외) 결코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성적은 아니다. 굳이 2002 한일월드컵의 4강 전력을 들먹이지 않아도 이란, 시리아, 대만등 가나를 제외하면 한국보다 우위에 서있는 상대가 있다고는 판단하기 어렵다.

베어벡 감독이 한국대표팀에 충분히 자신의 색을 입히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2002 한일월드컵부터 한국의 코치직을 수행하는 등 누구보다도 한국대표팀을 잘 아는 지도자로 알려져 있었던 만큼 아직도 중심을 잡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이란과의 경기에서 4-4-2 포메이션을 썼지만 김동진, 김진규라는 중앙수비수조합이 예전에 비해 다소 안정을 찾았다는 것 외에는 눈에 띄는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어치피 승패를 떠나 아시안게임을 대비한 모의고사로 삼았다면 경기 역시 베어벡 감독이 아시안게임에서 펼쳐야할 구상을 그라운드에 그려냈어야 했다.

그러나 단순히 원정경기에서 '패하지 않겠다'는 목표만을 가진 듯 베어벡호는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28일 방글라데시와의 아시안게임 첫경기까지 남은 기간은 12일. 12일간 베어벡 감독은 아시안게임대표팀을 시종일관 지시하는 것도 아니다. 오는 21일 일본에서 열리는 한일전을 치르기 위해 16일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경기를 치른뒤 다시 두바이로 출국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방글라데시전까지 베어벡 감독이 선수들을 다독일 시간은 일주일. 일주일의 시간이 20년만의 아시안게임 금사냥에 충분할지는 의문부호가 달릴 수밖에 없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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