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고 싶다면… ‘압구정 현대’처럼 지어라

[이것이 부동산테크]‘브랜드 타운’
  • 등록 2006-04-20 오전 8:41:03

    수정 2006-04-20 오전 8:41:03

[조선일보 제공]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지난 79년 완공된 이 아파트는 27년이 지난 지금도 국내 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린다. 집값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왜 그럴까. 단순히 입지 여건과 품질이 좋아서일까. 맞는 말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을‘단일 브랜드’와 ‘타운화’에서 찾고 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3500가구를 단일 브랜드로 공급했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주변에 많은 아파트가 더 들어섰지만, 선점(先占) 효과가 컸다”면서 “만약 현대아파트가 1~2개 단지에 불과했다면 지금 같은 명성을 얻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2의 압구정 현대’ 어떤 곳이 있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처럼 특정 지역에 특정 브랜드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들어서는 이른바 ‘브랜드 타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개발지역 땅을 통째로 사서 1만 가구 이상을 단일 브랜드로 공급하기도 하고, 인근 지역을 묶어 타운화하는 형태도 생기고 있다.

공덕동 삼성타운, 용인 신봉·성복동 GS타운, 신도림동 대림타운 등이 대표적.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90년대 후반 이후 서울 마포 공덕동 일대에서 재개발 아파트를 집중 건설했다. 현재 1만5000여가구가 ‘삼성’이나 ‘래미안’ 브랜드를 달고 있다. 공덕동 삼성1차는 33평형이 4억5000만원으로 최고가에 거래된다. 같은 평형이라면 다른 아파트보다 최고 5000만~6000만원이나 비싸다.

경기도 용인 신봉동과 성복동에서 ‘GS타운’은 지역 내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지난 2002년 용인에서 최초의 중대형 단지였던 ‘LG빌리지1차’가 빅 히트한 이후 GS건설은 무려 1만5000여가구를 공급했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는 대림타운이 아성을 구축하고 있다. 기존 공장 부지를 헐어낸 자리에 ‘환경친화형 아파트’를 테마로 약 4000가구가 밀집해 있다. 대우건설은 서울 금호동 일대에서 한강조망권을 갖춘 ‘푸르지오’ 아파트를 7000여가구나 건설했고, 동문건설은 경기 파주 교하읍 일대에서 역시 7700여가구를 입주시켰다.

특정지역에 특정 브랜드 아파트 집중 개발하는 방식
‘대림타운’‘GS타운’… 인천·부산 등 지방에도 확산
인지도·편익시설 장점, 가격 거품 낄 가능성 주의

◆브랜드 타운의 장점은?

소비자 인지도 면에서 유리하다.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소비자는 통상 잘 알려진 아파트를 먼저 찾게 된다”면서 “다른 아파트보다 거래 가능성이 높아 환금성이 좋다”고 말했다.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대규모 단지 건설에 따른 각종 편익시설 설치도 쉬운 편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입주 후 시설을 업그레이드할 경우에도 유리하다”면서 “신도림 대림타운의 경우, 여러 단지를 묶어서 정보화마을을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동일 지역에서 같은 브랜드의 다른 아파트가 주목받으면 시세가 동반 상승하는 것도 특징. 같은 아파트에 산다는 측면에서 입주민 간 커뮤니티 형성도 잘 된다. 그러나 아파트 부녀회 간 가격 담합 등으로 실제 가치 이상으로 아파트 값에 거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새로 개발되는 브랜드 타운

새롭게 브랜드 타운으로 개발되는 지역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삼성물산은 용인 동천지구에서 중대형 아파트 3000여가구를 단일 브랜드로 오는 10월쯤 분양할 계획이다. 대주건설은 용인 신갈저수지 인근의 공세지구에서 연구소 등이 결합된 2000여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5월쯤 선보일 예정이다.

지방에도 타운화된 아파트 공급이 확산되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인 영조주택은 부산 신호·명지지구 땅을 거의 통째로 사들여 1만여가구를 짓고 있다. 지난달부터 분양을 시작해 비교적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신영은 충북 청주시 복대동에서 옛 대농공장 부지에 50층이 넘는 초고층 주상복합 타운을 내놓을 계획이다. 태영과 한림건설도 경남 마산의 한일합섬 부지에 일반아파트와 고층 주상복합이 결합된 매머드급 타운형 아파트 4000여가구를 공급하기 위해 막바지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유하룡기자 you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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