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없이 추락하는 롯데 母子 ‘신용 경고음’[35th SRE][Worst]

[35회 SRE]
미착공 물량 과중한 롯데건설
모회사 롯데케미칼도 적자 누적에 '허덕'
실적 추락 속 책임준공 물량 이중고
  • 등록 2024-11-20 오전 7:50:10

    수정 2024-11-20 오전 9:07:44

이 기사는 2024년11월20일 05시5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시장 전문가들이 2년 연속으로 롯데건설의 신용 전망에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먹구름이 걷히지 않아 실적이 추락하는 가운데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은 책임준공 물량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건설의 모회사인 롯데케미칼이 적자 누적으로 허덕이고 있어 구원투수 역할을 하기 어려운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롯데건설이 35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서 워스트레이팅 5위를 기록했다. 설문에 참여한 채권시장 전문가 183명 중 33명(18.0%)이 롯데건설의 현재 등급이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롯데건설을 고른 33명의 응답자 중 31명이 신용등급 하향이 필요하다는 데에 표를 던졌다. 등급을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은 2표에 그쳤다. 직군별로는 CA 14명, 비CA 19명이 롯데건설을 골랐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34회 SRE에서도 42표(23.9%)를 받아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에도 롯데건설을 고른 시장 전문가 42명 중 40명이 신용등급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을 ‘A+’,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 속에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이 타격을 입고 휘청이는 상황. 신용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신평사들이 건설사 중에서도 특히 롯데건설의 위험수위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모양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로 인한 재무부담이 심각하다는 점을 꼽는다.

롯데건설의 지난 상반기 말 기준 PF우발채무 금액은 4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 미착공 및 저조한 분양률 사업장’의 PF우발채무가 2조78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1년 이내에 차환해야 하는 PF우발채무가 9000억원에 달해 부담이 적지 않은 상태다. 지난 9월 말까지 주요 프로젝트를 일부 본PF 전환해 PF우발채무 규모를 3조6000억원으로 줄였으나 여전히 부담이 높다. 높은 채무부담과 비용 증가 속에 롯데건설의 순이익은 지난 2021년 2197억원에서 2022년 922억원으로 대폭 꺾인 뒤 지난해에도 605억원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꺾인 업황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수주 규모는 190조원 수준으로, 지난 2022년 230조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한 SRE자문위원은 “건설 전망이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인데다, 롯데건설의 경우 미착공 공사 중 책임준공 등 부담이 적지 않다”며 “공사비를 받지 못하고도 건설 해야하는 물량이 아직 수치로 다 반영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통상 모회사가 있는 기업의 경우 계열 지원 가능성을 감안해 우호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롯데케미칼 역시 석유화학 업황 침체와 적자 누적으로 재무건전성 제고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상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35회 SRE에서 22표(12.0%)를 받으며 워스트레이팅 11위를 기록했다. 응답자 22명 중 신용등급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21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은 단 1표에 그쳤다. 롯데케미칼의 현재 신용등급은 ‘AA’,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지난 상반기 말 신용평가 3사가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음에도 추가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 셈이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5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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