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허균·최정호…한글 통해 세상 일깨운 '한글보훈인물'

국립한글박물관 '한글보훈인물 기념사업'
시대·분야 따라 10여 명 선정해 소개
  • 등록 2024-06-04 오전 8:20:36

    수정 2024-06-04 오전 8:20:36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국립한글박물관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한글로 나라를 지키고 한글을 통해 세상을 일깨운 ‘한글보훈인물’을 소개한다고 4일 밝혔다. 한글로 문화독립을 이루어낸 수많은 위인들 중 시대와 분야에 따라 정리한 10여 명을 기린다.

조선의 제4대 왕 세종(1397~1450)의 훈민정음 창제는 말과 글이 하나 된 풍요로운 세상을 열었다. 정인지(1396~1478), 박팽년(1417~1456), 신숙주(1417~1475), 성삼문(1418~1456) 등 8명의 집현전 학사는 세종을 도와 훈민정음의 해설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만들었다. 이들은 새로 만든 문자인 한글을 사람들이 익히고 사용할 수 있도록 널리 퍼뜨리는 데 기여했다. 조선은 물론 지금의 한국을 풍요로운 문자문화 사회로 이끈 주역들이다.

한글 소설을 남긴 허균(1569~1618)과 한글로 외국어를 가르친 역관 최세진(1468~1542)은 당시 지식사회의 근본을 이루었던 한자나 중국어가 아닌 한글을 사용해 한글의 대중화와 보편화에 기여했다. 한자문화권인 동아시아에서 우리나라는 한글을 통해 독자적인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

한글은 특히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었다. 한글 교육과 보급을 통해 우리 말글과 정신을 지키고자 힘쓴 주시경(1876~1914), 민족의 정서를 한글로 섬세하게 담아낸 청년 시인 윤동주(1917~1945), 한글로 미래세대인 어린이의 교육에 이바지한 방정환(1899~1931), 최초의 한글 교과서 ‘사민필지’(1889)를 통해 어린이들의 시야를 세계로 넓힌 ‘한글을 사랑한 외국인’ 헐버트(1863~1949) 등은 한글을 통해 우리 민족의 문화와 정체성을 지켜냈다.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만들어 ‘시각 장애인들의 세종대왕’으로 불리는 박두성(1888~1963), 한글 세벌식 타자기 개발을 통해 한글 기계화와 정보화를 이끈 안과의사 공병우(1906~1995), ‘명조체’ ‘고딕체’ 등 한글 글꼴의 원형을 만든 최정호(1916~1988) 등은 한글의 저변과 가능성을 넓힌 인물들이다.

이번에 선정한 한글보훈인물은 국립한글박물관 누리집, 유튜브, 누리소통망(SNS) 등에서 카드뉴스 형태로도 만나볼 수 있다. 김일환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이번 ‘한글보훈인물 기념사업’을 통해 한글의 가치를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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