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에스티 로더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소비 둔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경쟁사인 로레알 매출이 성장세임을 감안하면 실적 부진이 더 도드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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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에서 “에스티 로더의 럭셔리 세그먼트 집중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최근과 같은 매크로 리스크에 더 취약한 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다”며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 스탠스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에스티 로더의 매출액은 39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6억6000만 달러로 29% 감소했다. 모든 지역 매출액이 한자릿수 중반 수준으로 감소했는데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소비 둔화가 원으로 지목된다.
아시아 지역 매출액은 15% 줄었다.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의 매출은 리오프닝 영향으로 크게 성장했으나 중국 매출이 감소해 영업익이 6% 줄었다. 매출 감소폭에 대비해 영업익은 선방했는데 중국에서 정상 영업이 어려워지며 오히려 판관비를 적극적으로 절감한 결과다.
미주 매출액은 6% 줄었다. 미국 유통업체들의 타이트한 재고관리로 매출이 줄었다. 이는 미국의 소비 둔화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영업익은 51% 감소했다.
구주 및 아중동 매출액 역시 10% 줄었다.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면세사업 실적이 해당 지역 실적에 포함됐는데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방역에 따른 하이난 면세점 영업 중단, 한국 면세점 실적 부진으로 매출이 줄었다. 고수익 면세점 매출 부진으로 영업익은 28% 줄었다.
실적이 줄긴 했으나 시장의 우려에 대비해서는 양호했다. 하지만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8% 급락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장기화를 반영해 가이던스를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매출액 가이던스를 기존의 3~5%에서 –8~-6%대로 바뀌었다. 현재 에스티 로더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액 1%다.
박 연구원은 “에스티 로더의 보수적인 가이던스는 중국 사업이 내년까지 크게 부진한 상태를 유지한 후 하반기에야 점진적인 회복 궤도에 오를 것으로 가정한 결과”라며 “내년 말까지도 지난해 수준으로 영업이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