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영원한 기인’ 이외수 소설가가 투병 끝에 25일 세상을 떠난 가운데 아들 이한얼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버지인 이외수 작가의 마지막 모습을 전했다.
장남인 영화감독 이한얼씨는 26일 새벽 아버지의 페이스북 계정에 “지난 25일 저녁 사랑하는 아버지께서 소천하셨다”며 “가족들이 모두 임종을 지키는 가운데 외롭지 않게 떠나셨다. 마치 밀린 잠을 청하듯 평온하게 눈을 감으셨다”는 글을 올렸다.
한얼씨는 “‘존버’(힘들어도 버틴다)의 창시자답게 재활을 정말 열심히 하셨는데 여러분들 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하늘의 부름을 받은 게 너무 안타깝다”면서 “지금이라도 깨우면 일어나실 것 같은데 너무 곤히 잠드셔서 그러질 못하겠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 소설가 이외수씨가 25일 별세했다. 향년 76세. 경남 함양 외가에서 태어난 뒤 강원 인제군 본가에서 성장한 고인은 춘천에서 30여 년간 지내며 집필하다 2006년 이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의 감성마을로 이주해 투병 전까지 지냈다. 고인은 2014년 위암 2기 판정으로 수술을 받은 뒤 회복했으며, 재작년 3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최근까지 재활에 힘써왔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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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그곳엔 먼저 가신 그리운 이름들이 계시니 그분들이 잘 반겨주실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보내주셨던 기도가 사랑이 되어 가슴에 가득 채워졌을테니 따뜻한 가슴으로 포옹할 수 있으실 것”이라고 적었다.
이외수 소설가는 뇌출혈 투병 중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한 폐렴으로 25일 오후 8시께 별세했다. 향년 76세. 고인은 2020년 3월22일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다. 아내 전영자씨는 2018년 졸혼이란 이름으로 각자의 시간을 갖기도 했으나 남편이 쓰러지자 제일 먼저 달려와 병간호에 매달렸다.
1946년 경남 함양에서 출생한 고인은 1964년 춘천교대에 입학했다가 1972년 중퇴했다. 같은 해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견습 어린이들’이 당선됐고 1975년 ‘세대’지에 중편 ‘훈장’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작가 생활을 시작한다. 강원일보 기자와 학원 강사 등의 일을 거쳐 1979년부터 40년 넘게 전업작가로 활동했다.
이 기간 동안 장편소설 ‘꿈꾸는 식물’, ‘들개’, ‘칼’, ‘벽오금학도’, ‘황금비늘’, ‘괴물’, ‘장외인간’을 비롯해 소설집 ‘겨울나기’, ‘장수하늘소’, 산문집 ‘내 잠 속에 비 내리는데’, ‘감성사전’, ‘하악하악’, ‘청춘불패’ 등 수십 권의 책을 내며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갔다.
고인은 SNS 유명인으로도 잘 알려졌다. 그는 2010년대 초반 트위터 상에서 148만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려 소위 ‘트통령’(트위터 대통령)이라고 불리며 오래 버틴다는 의미인 신조어 ‘존버’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빈소는 춘천 호반병원장례식장에 26일 마련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문이 가능하다. 발인은 29일 오전 7시30분, 장지는 춘천안식원에 마련할 예정이다.
| 이외수 작가의 페이스북 계정 캡처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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