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모바일 간편 결제 등 금융서비스의 대부분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또 단순히 모바일 앱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을 장착한 ‘챗봇’의 도움을 받아 소비활동이나 금융활동을 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챗봇은 그 동안 입력된 알고리즘에 따라 정해진 답변을 제공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머신 러닝을 통해 자연어 분석 및 처리 능력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이용자와 일상언어 사용이 조금씩 가능해지기 시작했다.
챗봇은 ‘즉시성’과 ‘접근성’이란 큰 장점을 가지고 있어 바쁜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영업점포와 고객센터가 내 근처에 없거나 정해진 시간이 있는 반면 챗봇은 24시간 365일 상담이 가능하며 대기시간도 따로 없다. 챗봇을 통해 계좌 조회뿐만 아니라 대출 이자율과 펀드 수익률까지 알 수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2017년부터 각각 비비(KB국민은행), 오로라(신한은행), HAI(하나은행), 위비봇(우리은행), 올인원상담봇(NH농협은행)이라는 챗봇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에 기자가 직접 4대 시중은행의 챗봇에게 동일한 질문을 던지며 소통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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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KB국민은행 비비는 한 번에 적금 상품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좀 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가장 높은 적금은 뭐야’라는 질문에 ‘원하는 금액을 자유롭게 적립’하는 방법과 ‘매월 정해진 금액을 같은 날짜에 적립’하는 방법을 고르라고 대답했다. 두 가지 방법 중에서 한 방법을 선택하면 상품을 소개해주는 방식이었다. 매월 정해진 금액을 같은 날짜에 적립하는 방법을 누르니 연 2.45~2.75% 구간에 있는 적금 상품을 보여줬다.
대출한도를 묻는 말에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챗봇이 적절한 대답을 구사했다. 국민은행 비비는 해당 상품마다 한도가 다르므로 비교할 수 있도록 ‘KB스마트대출’ 페이지를 알려주고 연결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신한은행 오로라도 한도를 조회할 수 있도록 상품몰로 연결해줬으며, 이어진 페이지에서 ‘my 신용관리 서비스’를 통해 신용상태와 대출한도를 알아볼 수 있게 배치했다. 하나은행 하이는 일단 해당 은행에서 대출상품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인지 ‘대출정보조회’ 서비스를 알려줬다. 우리은행 위비봇은 대출상품의 한도를 조회하기 위해서는 공동인증서나 금융인증서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전보다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고객들과 일상언어를 나누기에는 여러 한계점들이 있다”면서도 “고객들이 원활하게 정보 습득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