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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로나19 여파로 공연계가 잔뜩 침체된 상황에서 수십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변함없는 연기 열정과 노력은 많은 후배 연기자들에게도 큰 귀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연극계 대모’ 손숙은 19일부터 열흘간 경기도 수원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저물도록 너, 어디있었니’를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배우 신구와 함께 한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이후 9개월 만의 무대다. 경기도극단이 처음 올리는 창작 초연 작품인 만큼 부담감이 클 터. 하지만 손숙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극을 안 하면 죽어 있는 것 같다”며 “누군가 내 공연을 보고 작은 위로를 얻거나, 용기를 얻거나, 재미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으로 국내외에서 명성을 쌓아온 송승환은 18일 개막한 ‘더 드레서’로 9년 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섰다. 극작가 로날드 하우드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에서 셰익스피어 역을 전담해온 노배우 ‘선생님’과 그의 드레서(의상 담당) ‘노먼’이 공연을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송승환은 선생님 역을 맡아 노먼 역의 안재욱, 오만석과 호흡을 맞춘다.
송승환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더 드레서’와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갑작스럽게 찾아온 시력 악화로 연기 활동 포기를 고민하기도 했던 그는 다행히 지난해 MBC 드라마 ‘봄밤’으로 앞이 잘 안 보여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송승환은 “드라마를 마친 뒤 연기를 더 하고 싶다고 생각할 타이밍에 연극 제안이 들어왔다”며 “이런 게 운명이 아닐까 싶다”며 웃었다.
박상원은 1인극 ‘콘트라바쓰’로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14년 ‘고곤의 선물’ 이후 약 6년 만의 연극이다. 특히 그의 첫 1인극 도전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1979년 연극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로 연극계에 첫 발을 디딘 후 브라운관과 무대를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했지만, 1인극 무대는 한 번도 없었다. ‘향수’, ‘좀머씨이야기’로 친숙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콘트라바쓰’는 오케스트라 안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콘트라바쓰 연주자를 통해 평범한 소시민의 삶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