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외식업계 풍경…'배달'이 답이다

코로나19 이후 외식업계 매장 매출 급감
배달로 부가수익 노리는 레스토랑 늘어
패밀리 레스토랑에 호텔 레스토랑까지
프로야구 개막도 배달 수요 증가에 호재
  • 등록 2020-05-15 오전 6:30:00

    수정 2020-05-15 오전 6:30:00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외식업계 풍경을 바꿔놨다. 배달이 주력이 아닌 고급 레스토랑이나 패밀리 레스토랑까지 배달에 뛰어들면서다. 유동인구 감소에 따른 현장 매출 감소를 배달로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미뤄졌던 프로야구가 개막하면서 ‘방구석 응원족’까지 가세해 다양한 배달 음식을 찾을 전망이다.

13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 3월 ‘배민라이더스’ 카테고리 입점 문의 건수는 1월 대비 62% 증가했다.

빕스 ‘폭립 파티박스’.(사진=CJ푸드빌)
배민라이더스는 맛집 배달 서비스다. 주로 기존에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던 식당들이 부가 수익을 노리고 입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빕스나 아웃백스테이크 같은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배달 없이 운영하던 지역 맛집이 이에 해당한다.

이처럼 외식업계가 배달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 없이 매장을 운영하는 것만으론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외식업계 일 평균 고객은 1월 대비 34.1% 감소했다. 외식업체 35.2%는 종업원 수를 줄일 정도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배달 부가수익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 지난해부터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던 외식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CJ푸드빌에 따르면 빕스는 올해 3월부터 배달용으로 기획한 O2O(온·오프라인 연계) 메뉴 주문량이 평월 대비 30% 이상 늘었다.

특히 O2O 대표 메뉴인 ‘파티박스’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45% 이상 증가했다.

‘빕스 파티박스’는 매장 샐러드 바의 베스트 메뉴를 2단 박스에 담은 제품이다. 1단에는 화덕으로 구워 쫄깃쫄깃한 피자를 넣었다. 2단에는 후라이드 치킨, 감자튀김 2종(메가크런치·웨지감자)이 푸짐하게 들어가고 디핑 소스 3종과 피클이 들어있다.

‘치킨 파티박스’는 버팔로 스틱, ‘폭립 파티박스’는 빕스의 시그니처 소스로 감칠맛을 낸 폭립으로 구성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할 수 있으며, 최근엔 네이버 스마트주문 서비스를 시작했다. 제품을 픽업할 매장을 선택해 주문 및 결제하고 준비 시간에 맞춰 픽업하면 된다. 오는 7월 15일까지 전 메뉴 15% 할인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계절밥상에서도 올해 2월부터 O2O 서비스 주문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서울웨스틴조선호텔 ‘스시조 스프링 세트’.(사진=신세계조선호텔)
고급 레스토랑의 대명사인 호텔 내 식음업장들도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의 ‘타볼로 24’는 배달라이더스를 이용해 ‘JW 안식 투 고’를 선보였다. 특제 소스를 더한 소·돼지 양념구이와 소금구이 등 4가지 2인 세트 메뉴를 사이드 메뉴와 함께 선보인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일식 레스토랑 ‘스시조’, 중식 레스토랑 ‘홍연’, 베이커리 ‘조선델리’의 메뉴를 상시 배달 서비스로 제공한다.

올해 들어 4월 21일까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도시락 배달 및 테이크아웃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홍연과 조선델리가 전년 동기 대비 284% 늘었고, 스시조는 152% 상승했다.

한편, 미뤄졌던 프로야구 개막도 외식업계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bhc치킨은 프로야구 개막일이 어린이날과 겹치며 주문량이 전주 대비 65% 증가했다. 지난해 어린이날보다도 37% 더 많이 판매됐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부진했지만 배달 서비스가 인기를 끌어 어느 정도 만회하고 있다”며 “프로야구가 개막하고 여름 성수기도 다가오고 있어 배달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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