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엔티파마, 치매치료제 ‘로페살라진’ 반려견에서 효과 입증

주인 몰라본 반려견, 8주만에 상태 개선 확인
  • 등록 2018-09-03 오전 8:17:38

    수정 2018-09-03 오후 4:13:19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개발 중인 뇌세포 보호 치매 치료제가 반려견 치매 예비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나타냈다.

지엔티파마는 치매치료제 ‘로페살라진’이 반려견의 치매(인지기능 장애 증후군) 치료를 위한 예비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했다고 3일 밝혔다.

예비임상은 임상 2~3상에 들어가기 전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탐색하는 연구로, 반려견 치매에 대한 뇌세포 보호 신약의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반려견은 치매에 걸리면 주인식별 혼돈, 방향감각 상실, 밤과 낮의 수면 패턴 변화, 잦은 배변실수, 식욕변화 등 증상을 보인다. 12세 이상의 반려견 중 40%가 치매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로페살라진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인 뇌신경세포 사멸 및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생성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활성산소와 염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다중표적약물이다. 경기도, 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아주대 등의 지원을 받아 개발했으며 동물은 물론 사람의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지엔티파마는 반려견 치매도 사람처럼 뇌세포 손상과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쌓이며 인지기능장애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서울 청담동 이리온 동물병원과 손잡고 치매에 걸린 반려견에 6마리를 대상으로 지난 2월부터 5개월간 예비 임상을 진행했다.

임상에 참여한 반려견들은 14살 이상으로 사람과 똑같은 치매 증상을 보였다. 주인을 몰라볼 뿐 아니라 배변을 가리지 못해 집안을 더럽히고 수면장애로 밤에 잠을 못 자는 치매증상을 앓고 있었다.

예비 임상시험은 중증 치매로 진단받은 반려견 6마리를 대상으로 총 8주간 로페살라진을 하루에 한번씩 경구 투여한 후 안전성 및 약효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약물 투여 후 4주와 8주째 반려견의 인지기능을 문진과 행동기능 검사로 평가한 결과 인지기능 및 활동성이 정상 수준으로 확연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임상을 주도한 문재봉 이리온 동물병원장은 “주인을 몰라봤던 반려견이 8주 이내에 주인에게 꼬리치며 안기는 등 확연히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며 “혈액 검사와 임상행동 검사에서 약물에 의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향후 지엔티파마는 충북대학교 동물의료센터 등에서 로페살라진에 대한 허가용 임상시험에 돌입하기로 했다. 빠르면 내년 세계 최초의 반려견 치매 치료제가 출시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곽병주 지엔티파마 대표는 “반려견에 대한 임상이 끝나면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로페살라진의 임상연구를 조속히 착수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향후 5년 이내에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페살라진 화학구조(자료=지엔티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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