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부재는 국내 드론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는다. 드론의 가치는 자동운항과 같은 드론 소프트웨어에 달렸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드론 껍데기만 만들고 핵심부품과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외국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걸음마 단계인 한국드론 환경에서 드론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청년이 있다. 드론 스타트업 유비파이(Uvify)의 임현(33·사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임 대표는 “드론의 산업화의 핵심은 자동운항에 있다. 유비파이는 자동운항 소프트웨어에 핵심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개발하고 있는 자동운항 소프트웨어는 SLAM(동시간 위치 추적 및 지도 작성 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GPS(위성항법장치)가 없는 장소에서도 카메라를 이용해 주변의 지형을 파악하는 기술이다. 두 개의 카메라에 담기는 영상을 이용해 공중에서 내려다보듯 지도로 작성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위치와 속도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설정하는 것. 나아가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AI) 능력이 갖춰져 있어 시간이 지나면서 정보가 쌓이게 되면 이를 이용한 정교한 자동운항이 가능해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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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대표의 어릴 적 꿈은 비행기 조종사였다. 그런 그에게 드론은 잃어버린 꿈을 되찾게 해준 존재였다. 임 대표는 “비행기 조종사를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지만 시력 저하 등 현실적인 문제로 좌절됐다”며 “드론이란 것을 알게되고 나서부터 직접 조종을 하지 않아도 비행기를 운항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드론에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가 올해 가을 내놓을 첫 작품은 의아하게도 ‘레이싱용 드론’이다. 얼핏 첨단 기술력을 갖춘 드론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임 대표는 “혼다, 아우디 등 유명 자동차 회사들이 자신의 역량을 뽐내기 위해 자동차 레이싱 대회에 참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레이싱용 드론에서도 사용될 수준의 자동운항기술이라면 어떤 산업용 기체에서도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의 궁극적인 꿈은 드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울러 세계가 인정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유비파이의 본사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했다.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역량있는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다.
임 대표는 “드론의 승부는 소프트웨어에서 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를 위해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인재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최고의 두뇌를 가진 산업용 드론을 만드는 세계 곳곳에서 사용되는 날까지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