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악 총기참사]총격범 FBI 감시대상에 없었다

두차례 조사 끝에 연관성 없다 결론…감시대상에서 삭제
허술한 테러감시망 도마
  • 등록 2016-06-14 오전 7:00:34

    수정 2016-06-14 오전 7:00:34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미국 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고의 범인이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두 차례나 조사를 받았는데도 비행기 탑승 금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허술한 테러감시망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전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해 50명의 사망자와 53명의 부상자를 낸 오마르 마틴이 미국 정부의 감시대상에 잠시 올랐다가 삭제됐다고 밝혔다.

코미 국장은 “테러성향을 의심받아 FBI로부터 두 차례 조사를 받았고 한때 정부의 감시대상에도 올랐지만, 테러와 연관성을 입증할만한 증거가 부족해 2013년 조사가 마무리된 후 명단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FBI 산하 테러감시센터(TSC)의 비행기 탑승 금지명단에도 마틴의 이름은 없었다.

그러나 마틴은 911에 전화를 걸어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다고 밝히고 그 다음날 새벽에 총기난사 테러를 벌였다.

테러감시센터는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자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2003년 창설됐다. 주요 테러감시 대상자 중 항공운항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판단할만한 특정 기준에 부합해야 비행기 탑승금지 명단에 올린다.

이에 따라 마틴이 비행기 탑승 금지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존 할린스키 보안 컨설턴트는 “비행기 탑승금지 명단을 추릴 때 여러 기관이 검토하고 매우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한다”며 “소셜미디어에 테러리스트임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거나 중동지역을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는 비행기 탑승을 금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FBI는 비행기 탑승 금지명단 외에 항공기 보호를 위해 2차 감시명단을 갖고 있다. 여기에 포함된 사람은 보다 까다로운 보안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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