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통상 12월은 기업공개(IPO) 시장 최성수기다. 작년 12월24일에는 코스닥 기업만 스팩을 포함해 7개가 줄상장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기업의 사업보고서가 나오는 3월 말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하는데다 시장 분위기를 살피며 상장을 결정하는 기업들이 많은 탓이다.
올 12월에도 공모시장에 줄을 선 기업이 많았다. 상반기 뜨거웠던 IPO 시장 덕분에 더욱 그러했다. 그렇지만 최근 증시 상황이 나빠지면서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11월 이후에만 9개사가 상장을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주 상장 예정 기업 중에서도 상장을 취소한 기업은 큐리언트, 안트로젠, KIS정보통신 등 3곳이나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대어를 눈여겨볼 것을 권하고 있다. 잇츠스킨은 이번주 청약하는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나선다. 달팽이 크림으로 알려진 화장품업체 잇츠스킨은 오는 17일과 18일 청약을 받고 28일에 상장할 계획이다. 잇츠스킨은 최대주주인 한불화장품이 2006년 설립한 회사로 달팽이 크림이 주요 제품이다. 잇츠스킨이 자랑하는 것은 탁월한 이익 성장률이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과 2013년 각각 8.8%와 15.8% 성장한 이후 작년에는 41%, 올해 3분기에는 누적 기준 34.7% 증가했다.
다만 높은 실적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중국 위생허가 관련 통관 문제와 메르스 등의 여파로 지난 2~3분기 매출이 하락추세를 기록하고 있음이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출 도매상과 면세점 비중이 커 40%대 높은 연간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올해 2~3분기 매출 감소폭이 컸던 채널 역시 특판과 면세점 채널이었던 점을 미뤄봤을 때 40%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소비자 비중이 월등히 높은 상황에서 현재 달팽이 원료에 대한 중국 내 위생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나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내년 실적 전망도 밝게만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잇츠스킨을 제외하고 다음주 공모청약에 나서는 기업은 스팩을 포함해 11개 기업으로 모두 코스닥시장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14일과 15일에는 덱스터, 아진산업, 한국맥널티가 15일과 16일에는 휴젤, 이에스브이, 육일C&S, IBKS스팩4호, 코디엠, 대신밸런스제2호스팩이 청약한다. 17일과 18일에는 SK제3호스팩과 에스와이패널이 잇츠스킨과 함께 청약에 나선다.
이번주 새로 상장하는 기업은 스팩을 제외하고 6곳으로 모두 코스닥 시장에 오른다. 14일에는 멕아이씨에스, 16일에는 뉴트리바이오텍, 예스티가 상장한다. 17일에는 보광산업와 파크시스템스가, 18일에는 메가엠디가 예정돼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가엠디는 원래 21일에 상장하려 했으나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 앞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