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고용부 장관이 참석해 2013년까지 기관 이전을 마무리 하겠다고 강조하자, 이날 행사에 참석한 100여명의 주민들은 박수로 환영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 노동운동의 메카`로 알려진 울산이 행정이 밀집된 서울로 주도권을 뺏겼던 것을 다시 찾아와 노동 일번지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기관 관계자나 노동계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본사 이전에 불과하기 때문에 서울에 있는 지사가 본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 2013년까지 이전 완료..기대하는 주민들 울산혁신도시는 울산 중구 우정동 298만4000㎡에 7349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신도시다. 전국 10개 혁신도시에 170여개의 공공기관에 이전하게 되는데 울산에는 10개 공공기관이 이전할 예정이다.
고용부의 고객상담센터와 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2013년까지 우선 이전한다. 가장 대규모 이전은 안전공단이다. 1579억원을 투입해 지하1층, 지상7층 규모 5개동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인력공단은 950억원, 근로복지공단은 721억원, 상담센터는 139억원을 투입해 3~10층 규모의 건물을 건축하고 있다.
주민들는 혁신도시 이전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김영순(53세.여)씨는 “그동안 남구와 북구 위주로 발전해 왓지만, 이번에 혁신도시가 중구에 들어옴에 따라 지역발전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 크다”라고 말했다.
정순임(58.여)씨도 “울산에 고용부 산하기관이 옮겨오게 되면 울산의 노동시장 개선에 큰 역할을 하지 않겠냐”며 기대를 걸었다.
◇ "무늬만 노동일번지 될 수도"
혁신도시 건설은 지역간 균형발전을 도모해 지역과 국가의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공생발전의 차원에서 2006년부터 추진됐다. 특히 울산은 `노동운동의 성지`라는 지역 특성에 맞게 고용부 산하단체가 밀집하게 됐다.
하지만 해당 공기업 관계자들은 정부의 방침에 회의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내년 이전을 앞둔 한 공단 관계자는 “본사 이전 후 서울 지사 개념이 생길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본사의 무늬만 이전할 확률이 크다”라고 말했다. 고용부 고위 관계자도 “4개 단체가 내려간다고 노동 중심지의 이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2013년 세종시로의 이전을 앞두고 있다. 주요 산하기관이 울산으로 내려가면 뿔뿔이 흩어지게 돼, 모든 업무를 집결할 새로운 장소를 찾아야겠지만, 그것이 울산이 되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다.
노동계 관계자도 “노동행정의 약간이 이동할 수 있겠지만, 노동시장의 중심지 이전으로까지의 확대해석은 과한 거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