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결국 최고 등급인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자 미국 정부와 백악관은 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백악관은 여야가 정쟁을 중지하고 한 뜻으로 모일 것을 강조하고 나섰으며 미국 언론들도 S&P의 등급 강등은 시기가 빨랐을 뿐 예견된 일이어서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파문 차단에 동참하고 있다.
◇ 中·日 "책임있는 조치 있어야"
전 세계의 관심은 미국 변수에 온통 쏠리고 있다. 주요 채권국들은 미 정부의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한편, 미국 경제에 대한 여전한 신뢰를 나타내며 글로벌 시장을 흔들 가능성을 낮추려는 모습이다.
외환보유액 중 70%를 달러 자산으로 보유 중인 중국은 신화통신을 통해 "미국에 구조적 채무위기에 대한 설명과 함께 중국이 보유한 달러화 자산의 안전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당분간 긴축 행보를 늦추는 등 경제정책을 더 신중히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채 2위 보유국인 일본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가뜩이나 대지진으로 회복중인 마당에 엔고까지 겹칠 경우 일본이 겪어야 할 고통은 막대할 수 있다. 교도통신은 "세계 경제의 대혼란을 피하기 위해 미국은 재정 건전화와 경기악화 방지라는 어려운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며 미 정부에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프랑스와 영국, 러시아 등 미 국채 주요 투자국들도 투자를 계속하겠다며 등급 강등으로 인한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 연준 적극적 목소리 기대..각국공조 가능성
당장 8일부터 열릴 전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을 막기 위한 하나의 묘책은 없다. 미국이 쓸 수 있는 카드라면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통화 당국인 연방준비제도(Fed)를 통해 양적완화에 또 나서는 것뿐.
S&P 발표 직후 연준은 통화정책과 국채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 밝혔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벤 버냉키 의장이 적극적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때마침 오는 9일부터 이틀간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릴 예정이며 이달 말엔 연례 회의인 잭슨홀 회의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사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라는 발언에서부터 실제 양적완화 가능성 언급까지 전 세계의 촉각은 곤두서 있다.
또한 금융위기 때 전 세계가 금리인하에 함께 나섰던 것처럼 이번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글로벌이 손잡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시아와 유럽 시장이 대혼란을 보일 경우 이번 주 열릴 긴급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와 유럽 지역 중앙은행 총재 회동에서 공조가 논의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