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하늘길이 풀리면서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도 속속 비행기 티켓을 끊고 해외로 나가고 있다. 그동안 미뤄왔던 현지 실사를 재개하고 해외투자 접점을 늘리려는 목적이다.
|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한 이용객이 도착 정보가 담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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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 등은 최근 들어 해외 출장을 재개하거나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지난 2년간 출장이 쉽지 않았지만, 엔데믹 분위기에 따라 해외 운용사 점검과 투자 건 실사 등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일찌감치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CIO)을 포함한 기금운용 실무진들이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이들은 지난달 19일부터 27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뉴욕 등지에서 해외투자 위탁운용사를 만나는 한편 유수의 운용사들과 만나 공동투자(Co-investment)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KKR △피셔(Fisher) △템플턴(Templeton) △블랙스톤 △하인즈 등 해외자산(인프라·주식·채권·부동산) 주요 위탁운용사와 방문면담을 진행했다. 시카고에서는 안타레스와 HPS와 같은 해외사모 운용사를 만났으며, 남은 기간 뉴욕에서 △GIP △칼라일 △BC파트너스 △PIMCO △블랙스톤 △MSIM △SL Green, Hines 등 총 7곳의 해외 운용사와 접촉했다.
기관 해외투자 대부분이 북미와 유럽에 집중돼 있는 만큼 해외 출장 역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재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공제회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 해외 출장도 계획하고 있다. 대규모는 아니지만 이들 지역 주식시장 등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현지를 방문해 투자 건을 꼼꼼히 챙기겠다는 설명이다.
해외 출장이 가능해지면서 기관들이 해외 우수 운용사와 네트워크를 활발히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기간에 기관들은 새로운 운용사를 찾기보다는 기존에 협업한 경험이 있거나 우수한 운용 실적을 쌓아온 곳에 투자를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아직 여전히 조심스러운 분위기인 기관도 있지만, 이들 역시 머지않아 본격적인 해외 출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에 언택트 실사를 꼼꼼하게 진행하긴 했지만 현지에 가서 실사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었던 만큼 투자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