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최영지 기자] 배재고와 세화고가 서울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1심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부산 해운대고에 이어 배재고와 세화고까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면서 자사고 폐지를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서울 자사고 6곳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세화고 김재윤 교장(왼쪽)·배재고 고진영 교장이 18일 오후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지정 취소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후 기뻐하며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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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훈)는 18일 세화고·배제고 학교법인이 자사고 지정취소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배재고·세화고의 자사고 지위는 2024년까지 유지된다.
이번 판결은 서울교육청으로부터 자사고 지위를 박탈당한 8개 학교(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한대부고·이대부고) 중 가장 먼저 소송을 제기한 배재고·세화고에 대한 1심 선고다. 자사고는 5년 주기로 재지정 평가를 받아 이를 통과해야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교육계에선 이번 판결로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이 골자인 고교서열화 해소 정책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교육부가 이들 학교의 일반고 전환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고, 자사고들의 입학경쟁률마저 매년 하락하고 있어 정책전환은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이미 학생들이 정부 정책을 믿고 고입을 준비 중인 상황이라 이를 뒤집으려면 엄청난 부담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