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증권가는 이날 ‘한화손보 매각설’과 관련한 일명 ‘지라시(소문)’가 일부 증권투자방에서 흘러나오면서 주가를 상승시켰다고 보고 있다. 한화손보 매각설은 지난 9월부터 잊을만하면 흘러나오던 얘기지만, 이날 돌았던 ‘지라시’에는 ‘한화손보 대주주인 한화생명이 매각을 위해 준비 중이고, 매각자로는 카카오페이가 거론된다’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손보 매각설이 처음 흘러나온 건 한화손보가 지난 8월 보유하고 있던 캐롯손해보험 지분 전량(68%)을 그룹 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에 매각한다는 공시를 내면서 시작됐다. 캐롯손해보험은 한화손보,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가 합작 설립한 디지털 손보사로, 지난해 10월 출범했으며 ‘퍼마일 자동차보험’ 등을 히트시키며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지분 관계는 SK텔레콤과 알토스벤처스가 각각 지분 9%대를, 현대자동차가 4%대를 보유하고 있다.
캐롯손보 지분 매각 공시가 나오자마자 금융권에서는 한화손보의 대주주인 한화생명이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전환하면서 ‘관련 계열사인 캐롯손보를 유지하고, 한화손보는 매각하는 계획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불과 2년만에 순익이 적자를 내자 금융감독원은 한화손보를 경영관리 대상에 편입했다. 경영관리 대상에 들어가면 경영상황을 금감원에 주기적으로 보고하고, 이행 여부를 점검받아야 한다. 만약 개선이 안 되거나 건전성(RBC, 지급여력비율)에 문제가 생기면 적기시정조치의 제재가 내려져 임직원징계 및 신규업무 진출 제한 등의 경영상 제약이 생기게 된다. 대주주인 한화생명의 실적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한화손보까지 책임지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금융업계 분석이다.
매각설 이슈보단 ‘손해율 정상화와 실적 회복에 따른 주가의 정상화 과정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지분율도 지난달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올해는 흑자전환과 더불어 배당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9월 6%대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7.31%대까지 올라갔다. 또한 올해 한화손보에 대한 에프앤(Fn)가이드 예상 순익은 933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손보는 과거 2년간 대폭 감익과 적자 전환 등 부진한 흐름을 보였으나 올해 흑자 전환 후 내년에는 24% 증가 등 정상화될 전망”이라며 “손보업종 전체적으로 자동차보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데다가 실손 요율 인상 등이 한화손보의 회복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