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실제 변화의 조짐은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인공지능(AI)의 발달과 로봇의 등장은 과학기술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희망과 동시에 일자리 상실에 대한 우려도 가져왔다. 인공지능의 발달이 가져올 변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었던 것이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이었을 것이다. 그당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의 놀라운 능력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과 동시에 우리 자녀 세대들은 도대체 무슨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하기도 했다.
코로나는 이러한 시대의 변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대전환이라고 불릴만한 4차 산업혁명의 시기를 더욱 앞당기고 있다.
비대면·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그 변화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 되고 있다. 비대면·디지털 경제는 생산, 소비에 있어서 국경을 더욱 빨리 없애고 있고 그만큼 일자리에 대한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전환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고 그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산업의 전환과정에서는 일자리의 소멸과 생성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특히 비대면·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경제의 발달은 단순히 일자리 수의 변화만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려면 근로자 또는 직업을 구하는 구직자의 직업능력개발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직업 능력개발 역시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이번 한국판 뉴딜 ‘안전망 강화’ 계획에는 이를 위한 국가차원의 대폭적인 투자확대 내용이 담겨있다. 향후 5년간 18만명의 ‘디지털 인재양성 계획’을 수립하고, 근로자 간 디지털 전환에 따른 격차를 해소를 위해 디지털 취약계층의 “디지털 직무역량 향상 훈련”도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한시적인 사업으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거대한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 보다 체계적으로 일자리의 전환에 대비하기 위해서 1차적으로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사회적 대화를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고용보험을 모든 취업자까지 확대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2차적으로 내년 1월 1일부터 노동시장 신규 진입자, 경력단절 여성 등을 위한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을 준비 중에 있다.
의지가 되는 사람이나 의지할 수 있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태산양목(泰山樑木)’처럼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와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온 국민이 안심하고 의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