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승무원 채용이 활발하던 재작년, 작년에 김씨는 매주 승무원 학원에서 모의 면접 수업을 듣고, 주 2회 면접 스터디를 하며 승무원 준비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현재는 승무원 준비를 모두 중단한 상태다.
그는 “신규 채용 중단에 대한 불안감이나 압박감은 해탈한 상태”라면서 “함께 승무원을 준비한 친구들도 일반 회사에 취업하거나 아예 다른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LCC '에어프레미아'만 신규 채용 실시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계가 크게 휘청이면서 채용 시장이 함께 위축됐다. 올해 국내 항공사 중 객실승무원 채용을 진행한 곳은 150명을 채용한 신생 저비용항공사 ‘에어프레미아’ 한 곳뿐이다.
바짝 얼어붙은 항공업계 채용 시장에 오랜 시간 승무원을 꿈꾸고 준비해온 승준생들이 막막한 상황에 부닥쳤다. 이에 승무원 준비를 그만두거나, 다른 직종으로 취업을 하는 등 포기 선언을 하는 승준생들이 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신규 채용을 실시하지 않았다.
저비용항공사의 채용도 불투명하긴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역대급 적자’를 기록 중인 탓이다.
올해 제주항공의 2분기 영업손실은 84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규모가 208.8% 늘어났다. 현재 국제선 76개 중 4개 노선만 운항하는 등 대부분의 국제선 운항이 중지돼 부진을 겪은 탓이다. 이 회사는 지난 2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한 이스타항공은 사실상 파산 수순에 들어갈 위기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부터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으며 3월부터는 모든 국제·국내선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며 수익을 내지 못했다.
"항공업계는 난파선"...승무원 포기하는 승준생 ↑
불투명한 항공업계 채용 상황에 승무원 준비를 포기하는 승준생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현차’, ‘승무원합격프로젝트’ 등 승무원 취업 커뮤니티에는 승무원 준비를 포기하겠다는 글이 다수 게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과를 졸업해 1년 반 동안 승무원을 준비 중이던 이지선(23·가명)씨도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누구도 승무원 채용 시장이 이렇게 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승무원을 꿈꾸며 항공과에 진학하고 공부했던 사람에게는 너무 큰 시련”이라고 하소연했다.
채용 가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이씨는 다른 서비스업의 직종을 준비 중이다.
이씨는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승무원 채용이 언제부터 시작될지도 모른다”면서 “추후 채용이 다시 열렸을 때를 대비해 승무원 지원 시 도움이 될만한 다른 서비스업을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 승무원 학원 관계자는 “채용이 열리지 않으면서 예년보다 학원을 찾는 수강생이 줄었다”면서 “학원에 다니는 수강생도 승무원 준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서비스 직종의 면접을 함께 준비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과거 사스, 메르스 등의 전염병이 발병했을 당시 종식 이후 항공사들이 신입 승무원을 거대 채용했다”면서 “코로나 종식 이후 채용을 기다리는 준비생들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스냅타임 이다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