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는 더위는 안 오고…'에어컨 부진' 어쩌나

에어컨, 날씨와 밀접…최근 안 덥고 오히려 폭우 이어져
지난달 에어컨 판매, G마켓 59%·전자랜드 33% 감소
반면 제습기·건조기·의류관리기 등은 선방
  • 등록 2020-08-05 오전 6:30:00

    수정 2020-08-05 오후 9:26:10

서울의 한 복합쇼핑몰에 위치한 양판점에서 에어컨을 판매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올해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되며 기대감을 높였던 에어컨 판매가 생각지도 못한 장마에 발목이 잡혀 고전하고 있다. 반면 제습기·의류 관리기·건조기 등 우천 시 사용하기 좋은 가전제품은 호실적을 기록하는 모습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예상보다 덥지 않은 날씨로 에어컨 판매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G마켓에서는 지난 7월 에어컨이 전년 동기 대비 59% 덜 팔렸다. 특히 스탠드 에어컨은 81%, 멀티 에어컨은 18% 줄어들며 감소세를 주도했다. 전자랜드에서도 같은 기간 에어컨 판매는 전년 대비 33% 역신장했다.

에어컨은 날씨가 판매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품목이다. 올여름은 장마가 길어지며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전자제품을 주로 다루는 가전양판점에서는 단가가 높고 판매량이 많은 에어컨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에어컨 판매가 부진할 경우 한 해 실적에 직격탄을 맞는다.

다만 최근 호우경보가 발효될 정도로 폭우가 계속되면서 ‘장마가전’으로 불리는 제품들의 판매는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점도 집안 환경을 좀 더 쾌적하게 만들 수 있는 가전의 판매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G마켓에서 습도 조절기기는 전년 동기 대비 21% 더 팔렸다. 습도조절기기 용품은 39%, 에어워셔는 40%, 제습기는 29% 판매가 늘었다. 의류 건조기는 47%, 의류 관리기는 25% 신장했다. 같은 기간 전자랜드에서도 제습기는 23%, 건조기는 33%, 의류 관리기는 294% 매출이 올랐다.

특히 폭우가 이어졌던 지난 일주일 동안 G마켓에서 습도 조절기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했다. 이 중 습도조절기기 용품은 75%, 에어워셔는 62%, 제습기는 84% 더 팔렸다. 의류 건조기는 93%, 의류 관리기는 90% 신장했다. 지난 한 달 성적보다 증가세가 더욱 가파른 모습이다.

같은 기간 전자랜드에서도 제습기는 115%, 건조기 17%, 의류관리기 38%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장마가 이어지는 동안은 에어컨 판매가 주춤하고 장마가전의 판매는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달 들어 무더위가 본격화할 경우 에어컨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저버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랜드는 이달 마지막 에어컨 판촉 행사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마가 길어지고 더위가 잠시 주춤하면서 에어컨보다 제습기·의류 건조기 등 장마 관련 가전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라며 “장마가 이어지는 동안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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