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상하이 빠바이반 백화점의 LG생활건강 후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LG생활건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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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LG생활건강(051900)의 화장품 부문은 트로이카 체제의 중심축을 맡고 있다. ‘K뷰티’의 한 축을 담당하며 한 기업의 주요 사업 부문을 넘어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특히 ‘후’와 ‘숨’ 등 럭셔리 브랜드의 성장은 ‘K뷰티’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는 밑거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외교적 갈등 속에서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의 경쟁력으로 드러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은 올 상반기 1조63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1.2% 올랐다. 영업이익은 5.0% 증가한 325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9.1%에서 19.9%로 개선됐다. 같은 기간 경쟁사들의 영업이익은 최대 73% 줄었다. 사드 보복 조치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었던 2분기 실적을 선방한 것이 주효했다.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4.7%, 2.7% 감소하는 데 그쳤다. 반면
아모레퍼시픽(090430)은 16.5%, 57.8% 급락했다.
토니모리(214420)는 영업이익만 무려 88.1% 급감하며 1분기에 벌어들인 이익 대부분을 까먹었다.
| LG생활건강이 화장품 부문 브랜드 평판 지수에서 아모레퍼시픽에 이어 2위에 올랐다.(자료=한국기업평판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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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 선방은 럭셔리 브랜드 중심의 중국 현지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후, 숨 등 럭셔리 브랜드는 올 상반기 전년대비 7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이 럭셔리 브랜드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수혜를 입은 것이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은 2015년 111개 매장에 불과했던 럭셔리 브랜드 매장을 올해 6월 말 기준 203개로 늘렸다. 매장이 늘면 매출이 늘기 마련인데 LG생활건강은 영업이익의 성장 속도가 더 빨랐다.
증권가에서도 럭셔리 브랜드 중심의 화장품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신증권은 “럭셔리 브랜드의 중국 현지 매출이 증가하며 이익개선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럭셔리 브랜드의 안찬으로 중국법인이 하반기에도 고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증권은 “후와 숨을 앞세워 중국 현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며 “하반기에도 프리미엄 매출 비중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안팎의 긍정적 평가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브랜드 평판 지수는 359만7462점으로 아모레퍼시픽(477만173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눈여겨 볼 대목은 포인트 상승 폭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6월과 비교해 18.5% 상승해 아모레퍼시픽(2.0% 하락)과의 격차를 좁혔다. 구창환 한국기업평판연구소 소장은 “화장품 상장기업 브랜드평판 분석결과, 아모레퍼시픽 브랜드가 1위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평판지수가 하락하고, 2위 LG생활건강은 브랜드평판지수가 상승하면서 1위와 2위의 간격이 좁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