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본점 쌍둥이 증축 무산.."준비해 재도전"

문화재청 "환구단 주변경관 해친다" 증축 심의 부결
중구청도 롯데 증축안 조건부 반려
롯데 경영권 분쟁사태도 걸림돌
롯데 증축의지 확고.."연내 재심의 요청 준비"
  • 등록 2015-08-27 오전 8:10:59

    수정 2015-08-27 오전 8:10:59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롯데가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뒤편 주차장 터에 본점과 비슷한 크기의 백화점 B동을 건설하려는 이른바 ‘쌍둥이 증축’ 프로젝트의 연내 시행이 어렵게 됐다.

문화재청이 롯데백화점 증축이 인근 환구단의 주변 경관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를 반대한데다, 중구청도 롯데가 제출한 증축 심의를 최근 조건부로 반려했기 때문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청은 최근 롯데백화점의 본점 증축 심의 요청을 조건부 반려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새로 들어서는 건물의 구조 변경 등 증축과 관련된 제반 준비가 미흡해 심의 요청을 반려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도 앞서 지난 4월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롯데백화점이 요청한 백화점 증축 심의를 출석위원 11명 전원의 반대로 부결시켰다. 롯데백화점 인근에 문화재인 환구단이 있어 증축을 위해서는 문화재청의 허가가 필요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본점 증축으로 환구단 주변 경관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며 “롯데 측이 환구단 주변 경관 보호를 위한 종합정비계획을 마련해야 심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과 7월 문화재청과 중구청에 본점 주차장 터에 9층(높이 391m), 연면적 3만 1293㎡ 규모의 백화점 B동을 짓겠다며 심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문화재청과 중구청이 모두 심의를 반려함에 따라 연내 착공은 물건너 갔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은 수도권 최대 규모 백화점 타이틀을 탈환하기 위해 본점 쌍둥이 증축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을 계획이다. 신규 점포를 오픈해 수익을 얻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본점과 같은 핵심 점포 영업 면적을 늘리는 게 불황의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쟁사들도 모두 핵심 점포 증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30년만에 압구정 본점을 2개층 더 높일 계획을 수립했고, 신세계백화점도 강남점과 강남터미널 사이에 있는 6층 규모의 판매시설을 11층까지 증축했다.

롯데백화점은 새로 생기는 백화점 B동을 본점과 연결해 쇼핑 공간을 극대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건물 26층 중 오피스 공간을 뺀 14층까지 사용하고 있으나 면세점과 식당가, 문화센터를 뺀 순수 영업장은 9층까지다. 증축에 성공하면 본점과 비슷한 ‘쌍둥이’ 백화점이 또 하나 생기는 셈이다.

롯데백화점은 조만간 문화재청의 요구사항인 환구단 주변 경관 복원 보호를 위한 종합정비계획을 마련해 재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롯데만의 종합정비계획이 아닌 중구청이 참여한 환구단 주변 경관 정비 계획을 요구하고 있어 정비계획 마련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더구나 최근 불거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상태로 롯데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롯데로서는 부담스런 상황이다. 하지만 롯데는 증축의지를 좀처럼 꺾지 않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증축을 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르면 올해 재심의 요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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