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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한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휴대폰 제조사 삼성전자(005930)에 힘입어 자만하고 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강국이라는 수식어가 없었다는 것을 잊은 채…”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8일(현지시간) 한국의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이제 겨우 세상 밖에 알려진 샤오미(小米·좁쌀) 본사를 방문해 레이쥔(雷軍) 최고경영자(CEO)의 강연을 들었다며 이같이 표현했다.
샤오미의 폭발적인 성장력에도 한국에서 샤오미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그러나 샤오미는 더 이상 예전의 `짝퉁폰` 제조사가 아니다. 오히려 고성능의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출시하며 스마트폰 업계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판매량 1억대 목표
샤오미는 지난해 삼성을 제치고 중국에서 1위 스마트폰 브랜드로 부상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에서 샤오미는 157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시장점유율 12.8%를 기록했다. 애플은 같은 기간 1340만대로 점유율 10.9%를, 삼성은 1120만대를 판매해 9.8%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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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는 이미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아시아 시장으로 세력을 넓혔다. 지난해 인도 최대 온라인 쇼핑몰 플립카트를 통해 첫 판매를 시작한 샤오미는 5개월 만에 10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팔아 치웠다.
전세계가 주목하는 샤오미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샤오미가 삼성이나 애플처럼 최고가 될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샤오미는 이들의 스마트폰보다 절반이나 싸게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샤오미가 전세계 굴지의 투자기관들로부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인 대목이다. 샤오미는 지난해 11월 도이체방크와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29개 해외 금융기관들로부터 10억달러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 이어 한 달만에 러시아 투자회사 DST글로벌,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등으로 부터 11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샤오미의 기업가치는 450억달러(약 49조4800억원)로 평가되고 있다.
기술력 부족·수익 불투명
물론 이런 샤오미의 거침없는 성장에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샤오미는 오프라인 매장 없이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이점은 저렴한 스마트폰을 만든 최대 장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터넷이 보편화하지 않은 국가에서는 이같은 전략을 고수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역시 걸림돌이다. 비상장 기업인 샤오미는 회계장부의 일부 내용만 공개하고 있다. `박리다매`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샤오미 스마트폰의 수익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마지막 숙제는 지적재산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샤오미는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자체 기술력이나 특허가 많지 않아 중국 안팎으로 특허 분쟁에 휩싸이고 있다. 샤오미가 중국에서 실제 보유한 스마트폰 관련 특허는 10여건에 불과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샤오미가 그동안 다른 휴대전화 업체들의 특허를 무단 침해에 수익을 얻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지난해 12월 인도 델리 고등법원은 에릭슨의 표준 특허 침해 관련 요구를 받아들여 샤오미 스마트폰의 인도 내 생산 및 판매, 홍보 활동 금지를 명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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