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학펀드는 펀드매니저의 판단을 배제하고, 자동매매시스템에 따라 운용돼 변동성 장세에서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론 주식형펀드보다 더 부진했다.
1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인 금융공학펀드 25개의 6개월 수익률은 0.21%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가 0.56%의 성과를 냈음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도 안된다. 첨단기법으로 무장한 ‘금융공학’ 펀드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다.
일반적으로 금융공학 펀드는 주가지수가 상승하면 주식을 매도해 수익을 확정하고, 하락하면 매수를 확대해 주가지수가 반등할 때 수익률을 높이도록 설계돼 있다.
만일 현대차와 바카라((바이오·카지노·엔터테인먼트)가 주도한 지난해처럼 특정 종목이나 분석대상이 아닌 종목이 상승장을 주도하면 시장수익률을 따라 갈수가 없다는 얘기다. 최근 재무제표를 제대로 업데이트하지 못하거나 금융업처럼 3월 결산법인은 아예 제외되기도 한다. 종목당 비중이 엔분의 일(1/N)이어서 특정종목을 시장 비중만큼 담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실제로 설정액이 641억원 수준으로 가장 규모가 큰 ‘교보악사코어셀렉션증권자투자신탁1(주식)ClassAf’ 펀드는 최근 6개월 수익률이 -2.65%로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스마트플랜실버Q증권투자신탁1[채권혼합-파생형](A)’와 ‘산은2020증권투자신탁 1[주식] A’ 펀드도 각각 1.61%, -2.23%에 머물고 있다.
이은경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금융공학 펀드는 시장의 방향성을 판단하기 어려울 때 매니저의 자의적 판단을 배제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그러다 보니 기업의 무형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시장의 방향성이 과거와 다르면 수익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한적으로 절대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대수익률이 높은 투자자에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융공학 펀드는 일반적으로 펀드가 가정한 구조에서 벗어나면 수익률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펀드를 고를때는 상품의 구조를 꼼꼼히 살피고, 현재의 투자환경과 펀드의 구조가 맞는지를 봐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