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총선 탁신 여동생 이끄는 야당 승리할듯..혼란 불가피

야당 승리시 군부 쿠데타設 `솔솔`
총선 후 군부와 민주당 움직임에 촉각
  • 등록 2011-07-03 오후 4:41:38

    수정 2011-07-03 오후 7:10:25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세력과 군부 지지를 받고 있는 현 집권 민주당의 대결로 압축된 태국의 조기 총선이 3일(현지시간) 치러졌다. 출구조사 결과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이 이끄는 제1야당인 푸어타이당이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을 크게 앞서고 있어 정권교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푸어타이당이 승리할 경우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는 군부가 선거결과에 굴복, 또다시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태국 정국의 긴장 상태도 고조되고 있다.

◇ 태국 최초 여성총리 등장하나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은 이번 총선을 통해 태국 정계의 신데렐라로 급부상했다. 그녀는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도시 빈민과 농민층의 세를 규합하며 집권 민주당의 정치 기반을 흔들었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잉락의 푸어타이당은 최고 50%에 가까운 지지도로 민주당을 앞서왔다.

여론조사 결과대로 푸어타이당이 과반수 의석을 획득할 경우 잉락은 태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총리로 등극하게 된다.

그러나 지난 2006년 탁신을 쿠데타로 몰아낸 태국 군부가 잉락의 총리 등극을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군은 현재 쿠데타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다수의 태국 정치 전문가들은 군부가 그간 수차례 쿠데타를 통해 정치에 개입해온 만큼 이번에도 쿠데타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경우 태국 정국은 또다시 극도의 혼란상태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치열한 반정부 유혈 시위 끝에 이번 조기 총선 일정을 이끌어낸 탁신 지지세력이 총선 승리에도 불구 또다시 군부의 무력에 짓눌릴 경우 태국은 사실상 내전 상태에 빠지게 될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 당분간 정국 소요 불가피

군부의 쿠데타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지 않더라도 총선 후 태국의 정치 상황은 당분간 혼란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여론조사 결과대로 푸어타이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군부와 민주당은 탁신의 복귀를 막기 위해 다양한 정치적,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반탁신 세력은 최근 잉락을 탁신 자산 소유와 관련해 위증죄로 고발했고 태국 경찰은 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총선 후 잉락의 유죄가 입증된다면 잉락은 최악의 경우 총리직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

또 누구도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을 경우 양측 모두 소수당과 연립하기 위해 움직일 것으로 보여 태국의 정치적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소수이긴 하지만 탁신 전 총리 측과 군부와의 극적인 타협을 예측하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탁신 전 총리 측은 총선 승리를 실제 정권 교체로 연결시키기 위해 군부에 복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군부도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군부뿐 아니라 왕실과 태국 엘리트 층 등도 탁신의 정계 복귀를 바라지 않고 있어 양측이 손쉽게 화해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한편 태국 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의 비공식 결과를 이날 오후 9시∼10시께(한국시간 7~8시)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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