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가 온다)④독일과 홍콩에선 왜 떴을까

영국서 출발, 독일서 꽃피워..나라마다 이름 달라
후발주자 홍콩, 2006년부터 인기..세계 1위 등극
  • 등록 2010-09-01 오전 8:50:23

    수정 2010-09-01 오전 10:07:53

[이데일리 증권부] (아래 내용은 JP모간증권 워런트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박혜선 차장의 기고문입니다)

오는 6일 조기종료 워런트가 출시된다. 일명 코바(KOBA) 워런트. 2005년 12월 개장해 불과 5년만에 투자자들 사이에 확고히 자리잡은 ELW 시장의 선례를 조기종료 워런트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 박혜선 JP모간 워런트 마케팅 담당 차장

우리나라보다 몇 년 앞서 조기종료 워런트를 출시했던 해외 사례를 통해, 조기종료 워런트 시장의 유래와 인기 비결을 알아보자.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안착을 이끄는데 더욱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 90년대 영국의 CFD가 모태

해외에서 조기종료 워런트는 각 나라와 발행사에 따라 Listed CFD, Turbos, Knock-outs, Stop-Loss, Mini-Futures, CBBC 등의 이름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이는 정형화된 구조 없이 투자자들의 수요에 따라 자생적으로 생겨났으며 여전히 진화중임을 뜻한다.

조기종료 워런트의 모태는 영국의 CFD 시장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CFD(Contract for Difference)는 `차이를 지급하는 계약`이란 의미다. 기초자산의 가격과 행사가의 가격차를 지급하는 상품으로, 선도계약과 유사하나 정해진 만기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CFD는 1990년대 초반 영국에서 유행했다. 거래세 등 주식 거래에 따른 복잡한 문제는 줄이면서,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작은 초기 마진으로도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을 추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상품은 금융기관과 헤지펀드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CFD가 인기를 끌자 2000년대 초반에는 일반투자자들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상장 증권화 한 상품이 독일을 중심으로 등장했다. 마진콜이 불가능한 상장 상품의 특성상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혹은 상승)하면 자동으로 조기종료 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손실이 초기 투자금액 이하로 한정되도록 한 이 상품이 바로 조기종료 워런트의 시초이다.

◇ Turbos, CBBC, Knock-outs..나라마다 다른 `애칭`

조기종료 워런트가 인기를 끌고 발행사가 증가하면서 `애칭`도 늘어났다. `Turbos`는 조기종료 워런트의 레버리지 효과를, `Stop-Loss`는 자동 손절 기능을, `Mini Futures`는 선물과 유사하게 기초자산의 움직임을 추종하는 특징을 강조한 이름이다.

유럽의 파생상품 전문 거래소 스쿼치(SCOACH)에서는 조기종료라는 뜻의 `Knock-outs`로 조기종료 워런트를 통칭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조기종료 워런트를 `Callable Bull/Bear Contract`줄여서 CBBC, 한자로는 우웅증(牛熊證)이라고 부른다. 시장 전망이 `황소(상승장)`이든 `곰(하락장)`이든 모두 참여 가능한 상품이라는 의미다.

◇독일, 조기종료 워런트의 종주국 

조기종료 워런트는 상장 상품에 대한 규제가 까다로운 영국보다 독일을 중심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독일에 조기종료 워런트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1년. 1990년대 초반부터 활성화 되어 있던 일반 워런트 시장에 비해 역사는 짧았다. 하지만 내재변동성 변화와 시간 가치의 하락에 따른 영향이 작다는 강점을 앞세워 빠른 시간 안에 일반 워런트를 추월했다.

최근에는 조기종료 워런트의 강점을 더욱 부각시킨, 만기가 없는(Open-end) 조기종료 워런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상품은 조기종료 조건에 도달하지 않을 경우 별도의 만기가 없이 지속적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이에 따른 조달비용(funding cost)은 주기적인 행사가의 조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 스쿼치(Scoach) 거래소에 상장된 조기종료 워런트의 기초자산. (8월17일 기준)


따라서 베리어 근처에서의 조달비용의 조정이 훨씬 완만해 투자자들에게 더욱 유리하다. 몇 년 전만 해도 비중이 크지 않았던 `Open-end `상품은 현재 독일 스쿼치 거래소에 상장된 조기종료 워런트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독일 시장의 또 다른 강점은 다양한 기초자산이다. 독일 스쿼치 거래소에는 올 8월 현재 7만2000여 종목의 조기종료 워런트가 상장돼 있다. 기초자산은 삼성전자 GDR을 포함한 30여 개국 200여 종목의 주식과 400여 종의 지수 외에도 상품, 통화, 채권 등을 포함한다.

◇홍콩, 무서운 후발주자

홍콩은 독일과 마찬가지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워런트 시장을 갖고 있으나 조기종료 워런트가 등장한 것은 지난 2006년 6월이 되어서였다.

유럽시장에서의 조기종료 워런트의 등장이 자생적인 성격이라면, 홍콩에서는 거래소가 주도가 됐다. 처음부터 시장의 표준화와 규제 설립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바탕으로 홍콩의 조기종료 워런트의 거래량은 단기간에 유럽을 추월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2008년 말 서브프라임의 여파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급등하면서 일반 워런트의 가격은 높아진 반면, 가격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작은 조기종료워런트가 홍콩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됐다.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특정 워런트를 광고하는 일도 빈번할 정도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 홍콩 조기종료 워런트 시장의 거래대금 추이 및 일반워런트 대비 거래대금 비중(자료: 블룸버그, JP모간)


그러나 거래대금이 큰 만큼 특정 베리어에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발행사들이 기초자산 가격을 조작해 고의적으로 조기상환을 유도한다는 오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홍콩은 조기종료 워런트의 기초자산을 시가총액 상위 30위의 이상의 주식과 해외지수 4개를 포함한 7개의 지수로 한정 짓고 있다. 관계기관에서는 적극적인 투자자 교육과 규정 강화에 힘쓰며 지속적인 시장의 발전을 이뤄왔다.
 
<박혜선 JP모간증권 워런트 마케팅 담당 차장>
 
2001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2003년: MIT 토목환경공학과 공학석사
2005년: 삼성증권 Structured Finance 팀
2006년: SC제일은행 IB사업부 과장
2007~2009년: 홍콩 JP모간 주식파생부 차장. 세일즈 및 스트럭쳐링 담당
2010~현재: JP모간 서울지점 장외파생부 근무. 워런트 마케팅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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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바가 온다)⑥"기존 ELW 단점 보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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