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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손해보험사의 올 1분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8.0%로 작년 동기(126.3%) 대비 1.7% 상승했다.
세대별로 보면 특히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이 두드러진다. 작년 1분기 118.4%에서 올해 1분기 134.0%로 15.6%포인트(p) 급등했다. 4세대 실손 손해율은 2021년 62.0%, 2022년 88.8%, 2023년 115.5%, 올해 1분기 134.0%로 지속해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업계는 지금 추세라면 올해 4세대 손해율이 1세대·2세대 손해율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보험료 인상으로 손해율 안정화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한 1~3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1세대(작년 124.9→올해 1분기 123.5%)와 3세대(159.1→155.5%)는 전년 대비 손해율이 줄었고, 2세대(117.0→120.5%)는 소폭 증가했다.
실제 국내 손보업계 5개사의 올해 1∼5월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총 3조84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었는데 이중 비급여 지급액은 2조2058억원으로 11.3%, 급여 지급액은 1조6385억원으로 11.0% 증가했다. 전체 실손 지급액 증가율이 9%대였던 지난해 전체 실손보험 급여 지급액이 20.7% 증가하고, 비급여 지급액이 2.0%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비급여 증가세가 매우 높은 편이다.
새로운 비급여 항목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비급여 항목으로 나간 실손보험 규모(8조126억원) 중 지급보험금 비중이 가장 높은 비급여 항목은 주사료(28.9%)였다.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 이후 호흡기질환 증가로 주사 비급여 규모도 덩달아 뛰었고 지난해 7월 신의료기술 승인을 받은 무릎 줄기세포 주사 관련 지급액도 늘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무릎 줄기세포 주사에 대한 보험금 청구 분쟁이 증가하자 소비자 경보 ‘주의’ 등급을 내리기도 했다.
실제 올해 1~5월 진료과목별로 살펴보면 실손 지급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이비인후과(20.5%)였다. 코로나19 이후 호흡기 질환이 증가한 탓이다. 이어 정형외과(15.1%), 비뇨의학과(15.1%), 소아청소년과(14.5%), 한방병원(11.0%) 등 순이었다. 지급액 기준으로 보면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등 영향으로 정형외과 지급액(8645억원) 중 비급여 지급액은 6089억원으로 70.4%에 달했다.
올 7월부터 할증 첫 적용되면 손해율 관리될까
업계는 4세대 보험 소비자들이 보험료 조정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비급여 보험료 차등 적용 구조인 4세대 보험은 지난 2021년 7월 상품 출시 이후 3년간 보험료 조정이 유예됐다. 출시 이후 3년이 지난 2024년 7월부터 4세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중 비급여보장 특약 가입자는 보험료를 갱신할 경우 ‘비급여 의료 이용량’과 연계해 보험료가 할인·할증된다. 즉 내달부터 4세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은 비급여 보험금을 많이 받을수록 내야 할 보험료가 많은 ‘할증’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간 4세대 실손보험료 조정을 경험해 보지 않은 일부 소비자들이 의료 쇼핑을 하면서 손해율을 끌어올렸다”며 “보험료 차등제가 실질적으로 시작되는 시점 내달 7월을 기점으로 손해율이 내려앉기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