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양천구 입양아 학대 사망사건, 이른바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가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 다만 함께 기소된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는 인정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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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법 형사 제5단독(재판장 이석재)은 지난 14일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A(43)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사가 제기한 기부금품법 위반 및 횡령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7월 26일부터 그해 9월 4일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인이 사건’의 추모 갤러리를 설립한다는 명목 등으로 98회에 걸쳐 총 1633만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본인 명의의 은행계좌에 모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기부금 모집 및 사용계획서를 경기도지사에게 등록하지 않고(기부금품법 위반), 불특정 다수로부터 송금받은 모금액 909만5000원 중 일부를 사적으로 소비한 혐의(횡령)를 받는다. 기부금품법에 따라 기부금품을 1000만원 이상 모집하려는 자는 모집·사용계획서를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특별자치도지사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날짜 전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아동학대와 동물학대 근절, 정치·사회적 문제를 알리는 다양한 영상을 올렸다”며 “피고인이 기부금품으로 송금받은 909만5000원은 추모갤러리 설립을 목적으로 모금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나머지 금원도 같은 사업을 위해 모집한 기부금품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A씨가 갤러리 설립을 위해 기부금을 모금하기 시작할 당시에 해당 계좌에는 346만1596원이 이미 예치돼 있었다”며 “갤러리 설립을 위한 기부금품과 개인 예금이 혼재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갤러리 설립을 위한 목적 이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한 260만8000원을 피고인이 보관 중인 기부금품에서 사용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이를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A씨가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B씨를 모욕하면서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인정했다. 앞서 A씨는 같은 해 4월 27일과 같은달 29일 유튜브 채널에서 B씨의 닉네임을 언급하면서 ‘B씨가 시청자들을 상대로 후원금을 받아 자신의 이름으로 후원을 했고, 시청자인 C로부터 100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 자를 XX라고 한다’ 등 사실과 다른 말로 피해자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이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것을 포함하여 다수의 범죄 전력 있는 점을 참작했다”며 양형 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