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과 초고도비만은 공식적으로 인정된 용어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고도비만은 체질량지수 30kg/㎡ 이상, 초고도비만은 체질량지수 35kg/㎡ 이상으로 정의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도비만 및 초고도비만 환자 비율이 2002년 ~2003년 기준으로 각각 2.63%와 0.18%이었으나, 2012년 ~2013년에는 각각 4.192%, 0.47%로 10년간 크게 증가했다. 이와 비례해 비만대사수술 건수 역시 증가 추세이며 최근 국가건강보험에서도 비만의 수술 치료에 보험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외과 유한모 교수의 도움말로 비만의 수술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 비만 합병증,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심각
비만은 그 자체가 질병으로서 인식돼야 하나, 단순히 잘 먹고 살이 찐 상태로 자기 관리가 소홀하다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만과 이에 관련된 합병증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것으로 대표적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심혈관 질환을 들 수 있다. 많은 연구에서 비만대사수술의 효과는 체중 감소와 함께 기저질환, 특히 2형 당뇨병의 80~85% 관해율을 보였으며, 95%에서 수술 후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최근 미국의 대규모 연구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았을 때 비만환자의 기대 사망률 감소가 약 30% 이상으로 보고되면서 비만대사수술은 장기적으로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게 됐다.
위우회술은 위를 두 부분으로 분리한 후 작은 부분에 소장을 연결하는 수술이다. 수술 후 음식을 섭취하면 음식물이 위, 십이지장, 소장의 순서로 지나가지 않고 바로 소장의 먼 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경우도 많지만 당뇨병 조절이 주된 목적일 때 선택할 수 있는 수술 방법이다. 또한 이러한 수술을 대부분 복강경을 이용해 시행하기 때문에 수술 후 빠른 회복과 통증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 비만대사수술 후 운동 등 생활습관 유지 노력 중요
비만대사수술은 체중 감소를 위한 종착점이 아니라, 시작점이다. 단순히 수술만으로는 체중 감소라는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오해가 바로 수술 전과 똑같은 생활 습관을 유지해도 살이 쉽게 빠지거나, 당뇨가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이다. 비만대사수술은 좋은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과학적인 방법이지만 스스로의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수술 후에는 음식을 적게 섭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식과 같은 좋은 식습관을 만들기가 좀 더 수월하고, 또한 살이 빠지면서 이전보다 운동하기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에 운동을 습관화할 수도 있다. 때문에 비만대사수술 후에는 좋은 습관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꼭 필요하며, 수술 전과 동일한 노력을 통해서도 체중 감량이나 혈당조절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훨씬 더 클 수 있다.
비만대사수술은 비만 환자들에게 ‘제2의 인생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수차례 반복되는 약물요법, 식이요법, 운동요법에도 불구하고 체중 감소에 실패한 경우, 좌절감과 무기력함에 체중 감량을 포기하게 될 수 있지만, 비만은 단순히 체중 증가 이상으로 여러 대사질환이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으로 인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의학적 개입으로 해결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 비만 치료 전문가와 상의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