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 매출액 월별 추이. (사진=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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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올해 공연 매출액이 2000억원을 넘기 힘들 전망이다. 예년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대 성수기인 연말을 맞아 그간의 매출 부진을 만회하려던 공연계의 실낱같던 기대도 수도권 2.5단계 격상으로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 공연 매출은 약 1715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연 매출은 연극·뮤지컬·클래식·오페라·무용·국악 등 국내 모든 공연의 입장권 판매액을 합산한 수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8일 0시부터 3주간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공연 매출은 크게 늘기 힘들어졌다. 거리두기 2.5단계에서 공연장은 판매 가능 좌석이 3분의 1로 줄어드는 탓에 공연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연계 관계자는 “30%대 객석 점유율로는 손실만 늘어나 공연을 올리지 않는 편이 낫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신시컴퍼니의 ‘고스트’, EMK뮤지컬컴퍼니의 ‘몬테크리스토’, 마스트엔터테인먼트의 ‘노트르담 드 파리’, 서울시뮤지컬단의 ‘작은 아씨들’, 정동극장의 ‘더 드레서’, 파크컴퍼니의 ‘앙리할아버지와 나’, 빈체로의 ‘김선욱 피아노 리사이틀’ 등이 이미 공연 중단을 발표했다. 개막을 앞두고 있는 공연들도 조만간 공연을 중단·연기할 가능성이 크다.
12월 부진으로 올해 공연 매출은 1700억~18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예년과 비교해 40%대에 불과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2019 공연예술실태조사’를 보면 국내 공연 티켓판매 수입은 3917억원(2018년 기준)이었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8000억원대를 기록했던 국내 공연 시장 규모도 올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연 편수·횟수 등이 축소되면서 공연장 대관 수입, 배우들의 출연료 수입, 제작사들의 MD상품 수입 등이 모조리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공연계는 사실상 ‘셧다운’ 수준의 최악 상황이 현실화하자 망연자실하고 있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연말 대목’마저 사라져 코로나19로 누적된 손실을 메울 방법이 없다는 푸념도 터져나온다. 공연계 관계자는 “중소 기획사에 이어, 대극장 뮤지컬을 주로 하는 대형 공연제작사들조차 재무적 어려움이 심각한 지경”이라면서 “이들에 의존하는 조명, 음향, 영상 등 중소 협력사들까지 줄도산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