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칼날 든 美SEC…"모든 암호화폐 거래소 등록해야"(종합)

SEC, 성명서 통해 "사업자 등록없이 거래소처럼 운영"
80여업체 ICO 적정성 조사 앞두고 규제 강화 우려
  • 등록 2018-03-08 오전 7:11:37

    수정 2018-03-08 오전 7:15:46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증권감독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SEC에 등록된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서만 영업을 허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공개(ICO)의 적정성 조사를 앞두고 거래소에 대한 규제 수위도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SEC는 이날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일반적인 증권거래소와는 달리 제대로 된 규율을 받지 않은 채 영업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성명서에서 SEC는 “디지털 자산(=암호화폐)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연방증권법에서 정의한 거래소처럼 운영되고 있는 거래 플랫폼은 반드시 SEC에 거래소 사업자로 등록돼 규제를 받아야 한다”면서 난립한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증권(securities)`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자산인 암호화폐를 사고 팔 수 있도록 하는 거래 플랫폼이라면 반드시 SEC에 거래소로 등록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일부 거래소에서의 가격 조작이나 스캠(사기행위) 등을 예방하고 차단할 수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 마련에 대한 압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거래소 자체적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라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SEC는 이어 “우리는 많은 온라인상의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도 SEC에 등록돼 규제를 받고 있는 거래소인양 투자자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데 우려를 갖고 있다”며 “실제 많은 거래 플랫폼들은 스스로를 거래소라고 부르고 있지만 이는 투자자들에게 해당 플랫폼이 연방증권법상 규제 기준을 충실히 만족하거나 제대로 규제받고 있는 것처럼 잘못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SEC는 “정부가 공인하는 거래소라면 사기나 가격 조작 행위를 근절할 수 있도록 하는 자체적인 규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대부분의 온라인상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들은 이런 규정이 없는 만큼 거래소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SEC의 이 같은 경고는 지난주 ICO와 관련해 80여개 업체에 소환장과 정보공개 요구서를 발송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향후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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