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사태 금융갈등으로 비화..UBS 업무중단

  • 등록 2006-01-23 오전 9:04:38

    수정 2006-01-23 오전 9:04:38

[이데일리 조용만기자] 이란의 핵개발 문제가 서방과의 금융마찰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란이 서방의 경제제재 가능성에 대비, 유럽은행들에 예치한 외환보유고를 인출하고 나서자 유럽 투자은행들은 거래중단 조치로 이에 맞대응하고 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 투자은행 UBS는 22일(현지시간) 지정학적 리스크를 이유로 이란에서의 금융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크레디 스위스 등 다른 투자은행들도 유사한 조치를 검토중이어서 유럽 은행들의 동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UBS 대변인은 이란 상황에 대한 경제 리스크를 분석한 결과 이란 개인고객들과 기업, 국가기관과의 금융거래를 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이란내 고객과의 모든 금융사업은 취소되지만 해외로 망명한 이란인들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스타이너 대변인은 "정치적 이유때문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며 많은 요인들을 검토해 내린 순수한 사업상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사한 조치가 시리아에서도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1위의 자산운용사인 UBS는 이번 결정으로 영향을 받게 될 금융거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스타이너 대변인은 이란에서의 금융업무 중단 결정은 사업을 계속할 경우 수반되는 비용이 혜택보다 더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내 다른 은행들도 이번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UBS에 이어 스위스 2위 은행인 크레디 스위스 그룹은 이날 이란과의 관계를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시사했다. 크레디 스위스 대변인은 "이번 사태의 진행상황을 면멸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AP통신은 이란이 핵 시설 재가동에 따른 UN의 경제제재 가능성에 대비, 외환 보유고를 유럽 은행에서 인출해 공개되지 않은 다른 곳으로 이전시키고 있다고 이란 중앙은행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유럽 각국들은 이란 핵문제를 UN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마련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오는 2월2일 회의를 개최, 이번 결의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는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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