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곰의 반격 시작됐다`..공매도 증가

  • 등록 2005-11-28 오전 9:17:37

    수정 2005-11-28 오전 9:17:37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다우지수가 1만1000선에 다가서고, 나스닥지수가 4년반 래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미국 증시가 연말 랠리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공매도 규모가 크게 늘어나는 등 약세론자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이달 중 주식 공매도 규모는 88억1000만주로 2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시장에서도 10월중 공매도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매도`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매수했다가 향후 주가 상승해 매각해 차익을 챙기는 전략을 말한다. 즉, 공매도가 늘어난다는 것은 앞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만약, 공매도후 주가가 공매도한 시점보다 더 올라가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주식을 추가로 매수해야 한다. 이처럼 주가가 추가 상승해 공매도자들이 주식을 추가로 사는 것을 `숏 스퀴즈(short squeeze)`라고 부른다.

기관투자가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독립 리서치 회사인 EB캐피탈 마켓의 토드 캠벨 대표는 "올해 들어 증시가 랠리 상단부에 오를 때마다 공매도가 증가했고, 이후 지수가 꺾였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증가는 지수 고점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라는 것.

공매도 규모가 이같은 증가에 대해 일부에서는 주가 상승에 대한 헤지 차원일 뿐, 주가 하락을 노린 투기적인 매도세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제프리 소트는 최근 들어 나타난 공매도 증가는 헤지펀드의 `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페어 트레이딩`이란 장기 주가나 실적 등이 상반된 두개 종목을 골라 한 개 종목은 매수하면서 동시에 다른 종목은 매도하는 투자전략을 말한다.

소트는 "최근 공매도 집계에는 노이즈(noise)가 많다"면서 "마찬가지로 공매도 통계를 가지고 투자판단을 내릴 경우 노이즈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저널은 최근 일부 헤지펀드와 연기금펀드 등이 단기 전략으로 공매도가 집중된 종목을 매입, 주가를 끌어올려 공매도자들의 `숏 스퀴즈`를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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