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권소현기자] 비만 치료제 시장을 잡아라! 소득수준 증가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비만`이 하나의 치료대상으로 떠오르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업체들도 비만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며 시장진출 채비를 가속화하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 13억 달러..너도나도 R&D 나서
지난해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13억 달러에 달했다. 2010년에는 8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비만 치료·억제 물질 개발해 상품화에 성공한 제약 회사들은 로슈(Roche), 애보트(Abbott) 등의 다국적 업체들이다. 국내에서도 `제니칼(Xenical)`, `리덕틸(Reductil)`, `엑소리제(Exolise)`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국내 시장도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비만치료제`가 이처럼 황금시장으로 떠오르자 최근 비만치료제 특허 출원도 급증, R&D 열기를 보여줬다. 90년대 들어 연평균 10건 정도였던 비만치료 후보 물질 특허출원은 98년 이후 2000년 상반기까지 155건으로 급증, 이 기간동안 연평균 70여건에 달했다.
특히 국내 제약업체들은 특허 기간이 지난 제품의 카피본인 제네릭이나 수입 의약품이 아닌 순수 국내 기술로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유전자 연구로 비만치료 후보물질 개발
크리스탈 지노믹스는 게놈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는 유전자 연구를 기반으로 비만 치료제의 신약 후보 물질 발굴에 나섰다. 현재 지놈 이후 가장 빠르고 정확한 신약개발을 가능케 하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구조유전체학에 기반하여 비만, 당뇨 등 삶의 질을 개선하는 치료제 분야의 신약 물질 발굴에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크리스탈 지노믹스 관계자는 "이미 비만 치료제 분야에서 다수의 관련 단백질 구조를 밝혀냈다"며 "현재 신약 물질 발굴을 위한 최적화 과정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LGCI(03550)는 일본 제약회사인 야마노우찌와 제휴를 맺고 물질 발굴에 나서 올해 올해 후보 물질 발굴을 완료할 예정이다. 양사는 뇌에서 식욕과 에너지 소비를 조절하는 특정수용체 작용을 통해 음식물 섭취를 억제하는 경구용 제제 후보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동아제약(00640)과 바이오벤처 TG 바이오텍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공동으로 나서고 있다. 삼사는 비만 관련 유전자를 발굴, 지방 축적을 막는 비만치료제 후보 물질을 개발했으며 동아제약에 특허 실시권을 이전했다.
동아제약은 TG바이오텍이 찾아낸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신약선도물질을 탐색 중이며 앞으로 동물실험을 비롯한 개발 및 상품화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동양적 민간요법 적용..천연식물서 추출
선진국들이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비만치료제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민간요법 및 전통의학을 바탕으로 천연물질을 이용한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업체가 있어 눈에 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순환기연구실 김영국 박사팀이 발굴한 `파녹시논 A`는 인삼에서 추출 분리해낸 물질이다. `파녹시논 A`는 작은 창자와 간 등에서 콜레스테롤의 체내 축적 과정에 필요한 효소의 작용을 억제한다.
현재 동물실험까지 마친 상태로 바이오벤처 인큐베이팅 회사인 싸이제닉에 기술 이전됐다. 싸이제닉은 `파녹시논 A`를 신약으로 완성하기 위한 후속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영남대 출신 교수들이 설립한 바이오오비서티는 나뭇잎과 열매 등 천연물에서 추출한 성분을 적절히 배합한 물질로 비만 치료 효과를 보이는 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진양 제약과 제휴를 통해 상품화를 준비중이다.
또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바이오벤처인 바이오랩기술연구소는 지방과 탄수화물의 흡수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다이어트 제품의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프랑스 아코파마사에서 개발, 구주제약이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엑소리제(Exolise)`도 녹차에서 추출한 특수 성분이 주원료이다. 엑소리제는 유럽에서는 비만치료제로 미국에서는 기능성식품, 국내에서는 일반의약품 비만치료보조제로 인기를 끌고 있다.
크리스탈 지노믹스 조중명 사장은 "포스트지놈시대를 맞아 유전자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신약 물질 발굴 및 개발에 대한 열기가 가열되고 있다"며 "특히 삶의 질을 개선하는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