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신약 개발사 보로노이(310210)의 비소세포폐암 미국 임상 1상 철회를 두고 향후 임상 계획에 관심이 모인다. 회사는 1a상을 국내와 대만에서 끝낸 후 1b상부터 다시 미국에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를 수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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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노이는 4번째 용량(100%, 100%, 100%, 50%)까지 증량할 계획이었으나, FDA는 피보나치 모형에 따른 상이한 증량(100%, 67%, 100%, 50%, 33%)을 권고했다. FDA의 권고는 약물 양을 천천히 늘려 안전성에 보다 신중을 기하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 항암제 임상은 기존 의약품과 달리 임상 1상부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 때문에 항암제 임상은 1상에서도 안전성 뿐 아니라 유효성도 일부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회사 입장에서는 빠르게 최적의 용량을 찾는 게 중요한 만큼 FDA의 권고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FDA가 기존 권고 용량을 따르지 않고 1b상을 미국에서 진행하도록 승인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FDA가 자신들 권고대로 증량하지 않은 임상을 계속해서 진행하라고 승인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보로노이가 아시아에서 진행한 1a상 결과가 어떻든 FDA는 자국인들을 대상으로 1b상을 진행하려면 1a상을 다시 하라고 권고할 ‘리스크’가 있단 지적이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임상 1상은 독성이 있는지 여부를 집중 검증하는 단계다. FDA 입장에서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변경하라고 한 것이다”라며 “이 과정에서 회사가 FDA를 잘 설득시켰다면 기존에 회사가 진행하려고 했던 용량으로도 진행할 수 있었겠지만, 그게 잘 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는 보로노이 측에 FDA가 1a상을 미국에서 다시 진행하라는 권고가 나올 가능성이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미국 FDA는 1a상을 다시 하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안 받아줄 그 어떤 이유도 없다”고 확신했다.
당초 보로노이는 1b상부터 미국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미국 FDA 권고에 따라 1a상부터 참여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미 진행 중이던 한국·대만 임상이 최근 속도를 내면서 1a상에서 약물 최적 약효용량까지 빠른 시간 내 증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와 대만 임상계획은 각각 지난해 10월, 올해 1월 승인된 바 있다.
미국 임상 취하로 속도감 있는 임상을 자신하는 보로노이는 임상 데이터 도출 시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보로노이가 공시에 밝힌 예상 임상시험기간은 약 36개월이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톱라인 데이터 도출 시기는 언제쯤으로 보냐는 이데일리 질문에 “현재 임상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데이터 발표와 관련된 사항은 임상 진행 상황 및 사업개발 전략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