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남편 죽기 3일 전, 아내의 심장이 멎었다

‘상심 증후군’ 정식 병명은 ‘타코츠보 심근증’
가까운 이의 죽음 등 스트레스 상황 처하면 발병
주로 폐경 이후 여성에게 많이 발생
교감신경 호르몬 분비 증가…심장 근육 빠르게 손상시켜
  • 등록 2024-06-15 오전 10:45:17

    수정 2024-06-15 오전 10:45:17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남편의 시한부 판정에 절망한 아내가 ‘상심 증후군’으로 세상을 떠난 사연이 공개됐다. 안타깝게도 남편은 아내가 사망하자 3일 뒤 사망했다.

남편의 시한부 판정에 충격받아 ‘상심 증후군’으로 남편보다 먼저 사망한 아내. 사진=더선 캡처
15일 영국 매체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인 부부 섀런 댄(54)과 웨인 댄(57)은 3일 차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들은 10년 차 부부로, 서로를 가장 친한 친구인 ‘소울메이트’라고 부를 정도로 금실이 좋았다.

그러던 중 지난 2023년 10월 웨인은 과거 발생했던 사타구니 쪽 암이 폐로 전이돼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웨인은 수술을 받았지만 암이 완전히 제거되지 못했고, 심지어 지난 2월에는 골육종 진단까지 받게 됐다. 골육종은 뼈와 몸의 각 기관을 연결하는 조직에서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진단 이후 웨인은 방사선 치료를 시작하려 했지만, 병원 측은 그가 그 전에 사망할 수 있다는 시한부 판정을 내렸다. 섀런의 딸 엘리 스튜어드(29)에 따르면 섀런은 남편 없이 살 생각에 너무 두려워 식음을 전폐하고 잘 자지도 못했다.

그러던 와중 엘리는 호흡이 힘들다는 섀런의 통화를 받고 황급히 그녀가 이송된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섀런은 ‘상심 증후군’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한 상태였다. 섀런이 사망하고 3일 후 웨인도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상심 증후군의 공식 명칭은 ‘타코츠보 심근증’이다. 가까운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나 이별, 불안과 같은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처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 증상이다.

이 증후군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특히 폐경 이후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상심 증후군의 원인은 지금까지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다만 스트레스가 과도하면 교감신경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해 심장 박동과 혈압을 상승시키고, 이어 심장 근육을 빠르게 손상해 목숨에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상심 증후군은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 심근경색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따라서 심전도 검사에서도 심근경색과 비슷한 심전도 결과를 나타낸다. 진단을 받은 상심 증후군 환자에게는 수액과 안정을 통한 자연 회복이 가장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대부분 4주 이내로 회복하지만, 쇼크에 이를 정도로 증상이 심한 경우 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치료 후에도 상심 증후군을 유발한 원인이 정신적 스트레스였다면 상담 치료 등을 통해 재발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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