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는 IFA2022에서 세계 최대 크기인 98인치 OLED EVO를 공개해 유럽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김상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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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독일)=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액정표시장치(LCD) TV는 중국 TCL이 거의 한국을 따라잡았다. 남아 있는 것은 8K 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정도다. 굉장히 위협적이다.”
롤러블TV, 스탠바이미, 벤더블TV 등을 기획한 백선필 LG전자 TV CX(고객경험)담당 상무는 지난 3일(현지시각)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22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우리 TV업체들이 중국의 빠른 추격을 물리치고 초격차를 낼 방안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1981년 설립한 TCL은 글로벌 3위 TV 제조사다. 일본 TDK 카세트 ‘카피캣’(위조품)을 제조하면서 성장하다 이제는 TV, 가전제품, 웨어러블 기기 등을 만들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TCL은 자회사 CSOT를 보유하며 디스플레이-TV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프리미엄 TV인 QLED TV 시장 점유율만 보면 2019년 0.9%에 불과했던 TCL 점유율은 지난 상반기 13.9%까지 치솟았다. 다른 중국 업체인 하이센스 점유율도 같은 기간 0.9%에서 5.2%까지 올라갔다.
이번 IFA에서 TCL은 136인치 4K 미니 LED(발광다이오드) TV 신제품을 공개하고, 두께가 불과 3.9mm에 불과한 ‘울트라 슬림 8K 미니 LED’ TV를 뽐냈다. 화면 중간에 줄금이 보이는 등 아직은 시제품 수준에 불과하지만, 삼성전자·LG전자 못지않은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유럽시장에 자랑한 셈이다. 백 상무는 “LCD TV만 보면 우리 기술력의 90%까지 따라왔고, SoC(시스템온칩)나 화질개선 기능 등이 뒤처져 있는데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면서 “4K LCD TV 미들 제품은 이미 다 따라왔다”고 평가했다.
| 글로벌 3위 TV제조사인 TCL은 이번 IFA2022에서 미니LED TV를 대거 공개하며 기술력을 뽐냈다. (사진=김상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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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중국 업체와 초격차를 낼 수 있는 제품은 OLED, 라이프스타일 TV다. 광원장치(백라이트) 없이 LED가 직접 색상을 구현하는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최근 QD-OLED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며 중국 추격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OLED TV를 대거 들고 온 일본 도시바, 파나소닉은 LG디스플레이 OLED를 쓰고, 소니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QD-OLED를 공급받는다. 반면 중국은 여전히 LCD만 사용한다.
게이밍TV, 아트TV 등 특정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TV도 우리 기업들의 차별화 포인트이기도 하다. 백 상무는 “외관 싸움은 이젠 끝났다. 소비자에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업체들도 라이프스타일 TV를 만들긴 하지만 아직은 전시형 콘셉트만 보여줄 뿐 상용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은 더디다”며 “쉽게 한국 제품을 ‘카피’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유럽의 어린이가 LG전자가 IFA2022에서 공개한 벤더블 게이밍 올레드 TV ‘플렉스(FLEX)’를 보며 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김상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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