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작가 배수영의 개인전 ‘말랑말랑 회로기호도 (回路記號圖) (Marshmallow circuit symbol)’가 오는 11일부터 내달 5일까지 서울 강남구에 있는 갤러리 나우에서 열린다.
| 배수영 Destiny(2022), 91×91㎝(사진=갤러리 나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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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영 작가는 오래전부터 버려진 폐품들을 선택하여 ‘오브제’로서 작품으로 재탄생 시켜 새 생명을 부여하고자 했다. 폐품들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플라스틱과 전자제품, 그 안의 ‘전기회로’를 나만의 소통 방식의 기호로 이미지를 만들어 하나의 작품을 이루게 된다.
복잡한 전기회로는 어느 하나라도 단절되면 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배 작가는 이런 모습이 마치 사람 살아가는 지금의 이야기, 그 관계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으로 ‘전기회로’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보았다. 작가는 자신만의 기호로 관계의 소통을 그 위에 융합된 부품들과 그 관계 속에 존재하는 나름의 의미, 가치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소모되어 버려진 폐기물이 한데 모여 새롭게 다시 태어나고, 버림받았던 그들이 서로에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 있는 존재가 되어 작품으로 탄생했듯이 우리가 사는 이야기 역시 곁에 있는 다른 이들이 없다면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는다. 작가는 서로가 함께함으로써 존재의 의미가 되기에 인간은 공동체를 이루어 소생, 상생, 재생의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 배수영 Brilliance(2022), 116.7x91㎝(사진=갤러리 나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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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작가는 “내면에 대한 진지한 고찰, 그리고 주변을 채우고 있는 인간문제에 대한 고민을 기계 속 기호 회로와 스테인 스틸이란 소재 자체가 주는 강하며 차가운 느낌에서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아름다운 희망찬 마음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결코 함께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자연과 로봇 팔의 기계인 인공이 만남을 통해 형태를 이룸으로써 일종의 ‘소통과정’을 거치고 공존하는 것을 통해, 사회에 의해 파괴된 본연의 인간성 역시 결국 사회 안에서 회복되고 치유될 수 있음을 전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